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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류장에서 들은 파업소식…걸어서 직장으로
맞벌이 부부, 눈뜨자마자 아이 탈 마을버스 찾아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이 12년 만에 파업에 돌입한 2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버스 환승센터 안내판에 서울시내 버스들이 출발대기 등 운행 현황이 나오고 있다. 김혜윤 기자 [email protected]

“도착 예정 정보 없음”

28일 새벽 서울 시내버스가 12년만에 총파업에 돌입했다. 버스를 기다리던 시민들은 파업 소식에 발길을 돌렸고, 지하철역은 여느때보다 붐볐다. 이날 8시30분께 서울 양천구 진명여고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김아무개(40)씨도 정류장에 있던 시민들이 파업소식을 전해준 뒤에야 벤치에서 일어섰다. 김씨는 “버스 타면 14분 걸릴 거리를 한 30분 걸어서 가야할 것 같다”며 “평소보다 조금 일찍 나와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경기 성남시에서 서울로 출근하는 손종호(27)씨도 “원래 집 앞에서 광역버스를 타고 출근하는데, 마을버스 빼고는 모두 정보 없음으로 떴다”며 “결국 마을버스 타고 분당선 지하철역으로 가서 겨우 출근했다”고 말했다.

버스를 타지 못한 시민들은 지하철로 몰렸다. 경기 고양시에서 서울 충정로로 출근하는 30대 직장인 권아무개씨는 “아침 8시쯤 종로3가역에서 지하철 환승을 하는데 평소보다 훨씬 붐벼서 열차 두대를 맥없이 보냈다”며 “오늘 비도 오고 사람이 많아져서 불편하긴했지만, 요즘 물가가 하도 올라서 버스기사들 입장도 이해 안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버스 파업 사실이 미리 알려지지 않은 탓에 혼란은 커졌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전날이 아닌 아침에 휴대전화에 도착한 안전 안내 문자를 보고 버스 파업 사실을 알게됐다. 맞벌이 부부인 황아무개(40)씨는 “아이가 마을버스를 타고 학교에 가야하는데, 눈뜨자마자 마을버스 운행은 가능한지부터 검색했다”고 말했다. 버스 대란이 지하철로 옮겨 붙고, 일정이 급박한 시민들이 버스 대신 택시를 이용하면서 서울 택시 대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서울시는 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는 28일 새벽 4시 첫차부터 비상수송대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날 “27일 오후 3시부터 시작된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조정회의에도 불구하고 서울 시내버스 노사 간 임금협상이 28일 새벽 4시 결렬됐다”며 “27일 이미 구성을 완료한 시, 자치구 비상수송대책본부를 중심으로 빠르게 교통대책을 마련했고, 28일 시민의 출퇴근길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체 교통수단을 즉시 투입한다”고 했다. 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이날 첫차부터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전체 서울 시내버스의 97.6%에 이르는 7210대가 운행을 멈춘 상태다.

우선 지하철은 1일 총 202회 늘려서 운영한다. 출퇴근 혼잡시간을 기존보다 1시간씩 연장해 열차 투입을 늘리고, 지하철 막차 시간은 종착역 기준 익일 오전 1시에서 오전 2시로 연장 운영한다.

지하철역과의 연계를 위해 25개 자치구에서는 무료 셔틀버스 총 119개 노선, 480대를 투입해 1일 총 4959회 운행한다.

또한 다산콜재단, 교통정보센터 토피스, 서울시 매체, 정류소의 버스정보안내단말기 등을 통해 실시간 교통정보도 제공할 예정이다.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조속한 시일 내에 원만한 노사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가용 가능한 모든 교통수단을 동원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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