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이 공항 입국장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뉴스1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종료 시한(8일ㆍ현지시간)이 임박한 가운데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이 미 정부 고위급 인사들과의 통상ㆍ외교안보 현안 조율을 위해 6일 미국을 방문했다. 이날 워싱턴 덜레스 공항에 도착한 뒤 취재진과 만난 위 실장은 “(한ㆍ미 간) 협상이 꽤 중요한 국면으로 움직이고 있어 좀 더 고위급에서 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현재 각료들이 자리를 잡지 못했기 때문에 저라도 와서 대응하는 게 맞다고 판단해 왔다”며 방미 배경을 설명했다.
위 실장은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과의 면담 계획을 밝히며 “루비오 장관과의 협의가 무역 협상에도 도움이 될 여지가 있다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보보좌관이나 안보실장은 통상, 무역 등 관계 전반을 다루기 때문에 카운터파트와 얘기한다면 관계 전반이 다뤄진다고 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위 실장은 현재까지의 협상 상황과 관련해 “서로 협의가 좀 진행됐기 때문에 좀 더 입장들이 명료해졌다고 할 수 있다”며 “지금은 미국이 어떤 판단을 하려고 하는 국면이고 우리도 거기에 대응해 판단을 해야 하는 때”라고 밝혔다. 방미 기간 이번 협상과 관련해 정부가 결단을 내려야 하는 순간이 올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제가 여기 있는 동안 그런 판단이 있다기보다 저도 협의를 하고 또 그 협의를 갖고 가서 서로 그다음 단계를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전날 방미한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만나 관세와 양국 간 제조업 협력 방안을 폭넓게 논의했다. 여 본부장은 이 자리에서 미국과의 제조업 공급망을 강화하고 조선ㆍ반도체ㆍ배터리ㆍ전기차 등 첨단 제조업 분야에서 협력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의 ‘상호호혜적 제조업 협력 로드맵’을 제안하고 자동차, 철강 등 품목별 관세는 철폐 또는 완화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위 실장은 미국 측과의 협의 과정에서 방위비 문제도 의제에 오르느냐는 질문에 “여러 이슈가 협의 대상이 된다”며 논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방위비 이슈가 관세 협상과 연동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다양한 이슈들이 서로 얽혀 있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위 실장은 한ㆍ미 정상회담 개최 협의 상황과 관련해선 “조속히 하자는 데에 공감대가 있고 좀 더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아직 그 단계까지는 와 있지 않고 협의를 진행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8일 상호관세 유예 종료 시한을 앞두고 협상에 진전이 없는 일부 국가에 관세율을 일방적으로 정한 서한을 7일부터 발송하겠다며 막바지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