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연설 이모저모
권성동 “총리 임명 안 됩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시정연설을 마친 뒤 퇴장하며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본회의장 입장 때 여당 도열
“야당도 언제든지 의견 달라”
나갈 땐 국힘 의원들과 악수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22일 만인 26일 국회 첫 시정연설을 하며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의 신속한 처리를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연설 중 국민의힘을 여러 차례 언급했고, 연설 후 국민의힘 의원들과 악수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6분쯤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전원 기립해 본회의장 입구부터 연단까지 양측으로 서서 이 대통령을 환영했다. 이 대통령은 입구 쪽에 있는 박찬대 의원과 가장 먼저 인사한 뒤 김병기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등 의원들과 한 명씩 악수를 하며 밝은 표정으로 연단으로 이동했다.
20분의 연설 시간 동안 여당에서 총 11회 박수가 나왔다. 몇몇 여당 의원들은 휴대전화로 촬영했다. 연설 중 띄운 ‘우리 경제의 회복과 성장을 위해’라는 제목의 파워포인트(PPT) 슬라이드에는 ‘통합’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는 청색과 적색을 섞은 이미지가 등장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연설 중 “국민이 주인인 나라” “힘차게 성장, 발전하는 나라” 등을 말할 때 의식적으로 국민의힘 쪽을 바라봤다. 이 대통령은 연설 초반 여당 쪽에서만 박수가 나오자 “우리 국민의힘 의원들 반응이 없는데 이러면 (제가) 좀 쑥스러우니까”라고 농담을 했다. 이 대통령 말에 여당 쪽에서 작은 웃음소리가 나왔지만 국민의힘은 침묵했다.
이 대통령은 연설 끝에 “특히 우리 야당 의원님들께서도 필요한 예산 항목이 있거나, 삭감에 주력하시겠지만, 추가할 게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의견을 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연설 마지막에도 야당 의석을 보며 “우리 국민의힘 의원님들, 어려운 자리 함께해 주신 점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고맙다”고 인사했다. 연설 마지막까지 국민의힘에서는 박수가 나오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연설을 마친 후 국민의힘 의원석으로 이동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등 의원 한 명 한 명과 악수를 했다. 대부분 의원이 일어나 이 대통령의 악수에 응했다. 일부 의원은 이 과정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을 철회해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중앙대 선배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과 악수하는 과정에서 무언가 말을 주고받은 뒤 웃으며 권 의원 어깨를 툭 치기도 했다. 권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김민석) 총리 임명 안 된다고 (내가) 두 번 말했더니 (대통령이) 알겠다고 웃으며 툭 치고 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과 야당 의원들이 악수하자 여당에서는 박수와 함께 환호성이 나왔다. 이 대통령이 본회의장을 떠난 뒤에도 여당 의원석에서는 “이재명” 연호와 함께 박수가 5분여간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