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은퇴 이후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가요?
노후대비가 충분치 않아 은퇴 후에도 경제활동을 하고 싶은 많은 중장년층이 편의점 같은 자영업을 선택하고 있는데요.
문제는 장사가 잘되지 않아 장사를 할수록 빚만 늘어간다는 겁니다.
고령자영업자들의 현실을 박소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의 한 구청이 마련한 편의점 창업 설명회.
40명 정원이 다 찼습니다.
모두 40대 이상 중장년층입니다.
편의점이 경쟁이 심하다는 걸 알면서도 사람들이 몰렸습니다.
[창업설명회 참석자(54세)]
"생각보다 초기 비용이 많이 안 들어서 메리트가 있다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일을 하고 싶어도 자영업 말고는 답이 없다고 합니다.
[창업설명회 참석자(64세)]
"65세를 넘으면 갈 데가 없어요. 알바고 뭐고… 더군다나 70을 넘으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
10년 전부터 고령의 자영업자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국내 자영업자 10명 가운데 거의 4명(37%)이 60세 이상입니다.
주로 진입장벽이 낮은 숙박과 음식점, 도소매업에 몰려 있습니다.
15년째 치킨집을 운영해온 60세 이연수 씨.
종업원도 없이 거의 한 달 내내 일하지만, 카드값도 제때 못 낸다고 합니다.
[이연수/자영업자]
"나만 장사가 안되나 한 바퀴를 돌아본다니까. 역시나 다 똑같아요. 주변에…"
연금도, 모아둔 자산도 충분치 않아 일을 그만둘 수도 없습니다.
[이연수/자영업자]
"내 나이에 어디 설거지라도 알아보려니 그것도 누가 안 써주고 막막해요. 해야 할 일이 없어."
60세 이상 고령층 취업자 수는 사상 처음으로 700만 명이 넘었습니다.
61%는 질이 낮은 비정규직이고, 평균 임금도 낮습니다.
최저임금을 받고 일하느니 자영업을 계속하는 건데 불경기에 빚만 쌓여갑니다.
실제로 65세 이상 자영업자 대출은 평균 4억 5천만 원, 30대보다 2배가량 많습니다.
2차 베이비 부머 세대인 1964년생이 작년부터 은퇴를 시작해, 노후대비가 부족한 노년층의 자영업은 더 늘고 있습니다.
7년 뒤에는 고령 자영업자 수가 248만 명에 달할 거란 전망입니다.
[이정희/중앙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자영업 쪽에 들어오는 이 인력들을 기술 교육들을 좀 더 할 기회를 줘서 재취업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부분들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은 40%로,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고, 일본의 2배에 달합니다.
MBC뉴스 박소희입니다.
영상취재: 소정섭, 우성훈 / 영상편집: 권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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