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반정부·반이스라엘 정서 공존…"두 악마 중 누굴 고르나?"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2주째로 접어든 공습으로 인명 피해가 속출한 이란에서 반(反)이스라엘 정서와 반정부 정서가 공존하고 있다고 BBC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반체제 세력이 탄압받고 축출된 이란에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정권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표출되지는 못하고 있지만, 청년층을 중심으로 정권에 대한 불만이 확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분노는 이스라엘로도 향하면서 분열된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익명으로 인터뷰에 응한 이란의 20대 청년 중 상당수는 하메네이 정권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국민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며 정권에 대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타라(26)는 이스라엘이 공습에 앞서 대피 경고를 내릴 때 "사람들이 (이를) 알지 못하고 사망자가 늘어나도록" 당국이 인터넷 접속을 차단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당국이 검문소와 톨게이트를 설치해 "일부러" 교통체증을 유발함으로써 "사람들이 공격의 표적이 된 지역에 머무르게 한다"고도 비난했다.

시마(27)는 "이스라엘이 빨리 일을 끝냈으면 한다"며 "희망 사항이겠지만, 그들이 우리를 혁명수비대(IRGC), 하메네이, 그리고 아야톨라들(종교 지도자들)의 위협으로부터 해방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미르(23)는 이스라엘을 "100% 지지한다"면서 "그들(하메네이 정권)은 우리를 거리에서 죽였다. 우리의 삶을 짓밟아온 자들이 두려움에 떠는 걸 보니 기쁘다"고 말했다.

이는 2022년 이란을 휩쓸었던 '히잡 시위'를 가리킨 것이라고 BBC는 설명했다. 당시 수도인 테헤란 도심에서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된 20대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한 것을 계기로 시위가 확산했으며, 시위에 참여했던 537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또 다른 이란 청년들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이스라엘을 향해서도 분노와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2022년 시위 도중 구금된 적이 있던 활동가 나비드(25)는 "이스라엘은 일반 시민도 죽이고 있다. 어느 순간 사람들은 이슬람 공화국(이란 정부) 편에 서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리야(26)는 네타냐후 총리가 개전 직후 이란 국민들을 향해 '사악한 정권의 탄압에 맞서야 한다. 여러분이 자유를 얻을 길을 닦고 있다'고 말한 것과 관련, "이란 사람들이 (반정부) 시위에 나서지 않는 것이 네타냐후의 발언에 대한 반응"이라고 꼬집었다.

아레주(22)는 "네타냐후가 가자지구에서 저지른 일을 봤다"며 "마치 두 악마(하메네이와 네타냐후)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처지인 것 같다"고 말했다.

미나(27)는 "이 정권이 사라지기를 바라지만, 이런 방식은 아니다. 더 많은 폭탄과 더 많은 죽음을 통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란에서 벌어졌던 반정부 시위(2022년)
연합뉴스 자료사진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0443 이 대통령, 내일 여야 지도부와 오찬 회동‥추경 돌파구될까 new 랭크뉴스 2025.06.22
50442 김남중 신임 통일부 차관, 첫 간부회의···“단절된 남북 연락채널 복원 시급” new 랭크뉴스 2025.06.22
50441 브라질서 열기구 불길 휩싸이며 추락…"최소 8명 사망" new 랭크뉴스 2025.06.22
50440 탈출구 없는 고령자영업자 "빚내서 손해 보는 장사" new 랭크뉴스 2025.06.22
50439 전국 비 피해 속출‥내일 아침까지 남부지방에 비 집중 new 랭크뉴스 2025.06.22
50438 "이 차 절대 타지 마세요"…日서 만든 '살인 에어백'에 벌써 19명 숨졌다 new 랭크뉴스 2025.06.22
50437 법원, 내란특검 추가기소 반발 김용현 측 집행정지 신청 기각 new 랭크뉴스 2025.06.22
50436 벨라루스, 美특사 이례적 방문후 야당 정치범 석방 new 랭크뉴스 2025.06.22
50435 법원, 내란 특검 '김용현 추가기소' 집행정지 신청 기각 new 랭크뉴스 2025.06.22
50434 군부대 이전에 ‘불어난 232억 원’…민간사업자 특혜? new 랭크뉴스 2025.06.21
50433 이혼설 미셸 "아들 낳지 않아 다행… 꼬마 버락 안쓰러웠을 것" new 랭크뉴스 2025.06.21
50432 국힘 “국정위 업무보고 중단은 갑질” 공세···민주당 “전 정권 무능 질타” new 랭크뉴스 2025.06.21
50431 "아내와 싸웠는데 내가 잘못했나"…업무 시간에 사생활 토로하는 상사 논란 new 랭크뉴스 2025.06.21
50430 아시아나 도쿄행 여객기, 엔진 이상으로 1시간 만에 인천으로 회항 new 랭크뉴스 2025.06.21
50429 도쿄행 아시아나 여객기, 엔진 이상으로 1시간 만에 인천으로 회항 new 랭크뉴스 2025.06.21
50428 ‘투트랙’은 한계…새 ‘과거사 플랫폼’ 가능성은? new 랭크뉴스 2025.06.21
50427 [단독] ‘불법 촬영’ 황의조 “북중미월드컵 출전, 기둥 역할 원해”…항소이유서 입수 new 랭크뉴스 2025.06.21
50426 이란-이스라엘 9일째 공습…트럼프 “2주가 최대치, 정신차릴 시간” new 랭크뉴스 2025.06.21
50425 "23명 삶 파괴한 책임은..." 아리셀 참사 1주기의 눈물 new 랭크뉴스 2025.06.21
50424 이장우, 8세 연하 배우 조혜원과 11월 결혼 new 랭크뉴스 2025.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