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압구정동, 청담동 일대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서울 강남과 강북 아파트값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강북에서 마용성광(마포·용산·성동·광진) 한강변 지역들이 시세 상승을 견인하고 있으나,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는 더 큰 폭으로 상승한 결과다. ‘강남 한강변 똘똘한 한 채’ 선호가 지속되는 데다, 올해 초 서울시의 강남권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해제와 재지정 등도 양극화를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한강 이남 11개구와 이북 14개구의 지난달 아파트값을 분석한 결과, 강남 아파트의 3.3㎡(1평)당 평균 매매가는 5334만원으로 강북 3.3㎡당 가격(3326만원)보다 2008만원 높았다. 부동산R114가 2000년 이 조사를 시작한 이후 월간 기준 가장 큰 격차다.
최근 1년간 강남-강북 간 3.3㎡당 평균 매매가 차이는 22.59%(1638만→2008만원) 올랐다. 강북에서 7.39%(3097만→3326만원) 오르는 동안 강남에서는 12.65%(4735만원→5334만원) 상승하면서다. 기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양극화 심화가 더 확연해진다. 2000년 4월 강남(788만원)-강북(556만원) 평균 매매가 차이는 232만원에 불과했다.
이 같은 흐름은 문재인-윤석열 정부를 거치며 심화했다. 문 정부 5년간 강남-강북 3.3㎡당 평균 매매가 차이는 778만원(2017년 5월)에서 시작해 1534만원(2022년 5월)으로 커졌다. 윤 정부에선 미국 금리 인상 영향으로 2023년 말까지 3.3㎡당 1400만~1500만원대 가격 차를 유지했으나, 지난해 1월(1631만원)부터 폭을 키웠다. 토허제 해제는 단기간 폭등으로 이어졌다.
자치구별 올해 4월 3.3㎡당 평균 매매가는 서초(8370만원) 강남(8336만원) 송파(6098만원) 순으로 높았다. 강북권에서는 용산구가 3.3㎡당 6013만원으로 가장 비쌌고, 성동(4917만원) 마포(4514만원) 광진(4500만원)이 뒤를 이었다. 성동구가 1년간 537만원 상승하며 강북에서 가장 많이 올랐지만, 서초구 상승 폭(1094만원)의 절반도 안 됐다. 부동산R114는 “양극화가 고착되면 주택시장 불안정과 자산 불균형이 심화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