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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커머스업 인사 담당자들은 직원들의 짧은 재직 기간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평균 연령 25세의 젊은 인력으로 구성된 이 회사는 어떻게 하면 직원들의 근속 기간을 늘리고, 조직 만족도를 높이며, 매출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지 고민이다.

그러다가 A 기업은 성과 관리를 도와주는 스타트업의 HR 서비스를 도입했다. 직원의 목표와 회사의 전략적 목표를 연계하는 체계를 수립한 결과, 서비스 도입 후 6개월 만에 직원의 근속 기간을 31.9% 늘릴 수 있었다.


최근 MZ세대가 신입사원으로 입사하면서 조직 내 인사 관리 방식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자기 성장과 성과 기반 보상을 중시하는 이들이 조기 퇴사하는 경우가 늘어나자, 이에 대응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여기에 수시 채용 확대 등 채용 문화가 달라지면서, 채용부터 인재 관리까지 전반을 아우르는 맞춤형 인사관리(HR)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일러스트 = ChatGPT 달리

18일 인크루트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60.9%는 신입사원이 1~3년 이내에 퇴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의 배경으로 성과와 보상의 연계 부족, 경직된 조직 문화, 워라밸(Work-Life Balance) 중시 문화 확산 등을 꼽았다.

기업 입장에서 신입사원의 조기 퇴사는 적지 않은 손실로 이어진다. 채용과 교육에 투입된 비용을 회수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이탈한 인원의 업무를 기존 직원들이 떠맡으면서 조직 전반의 부담이 커진다. 이 과정에서 업무 효율이 떨어지고, 조직 문화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들은 맞춤형 HR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연공서열보다 성과 기반 평가와 역할 중심 보상을 중시하는 MZ세대의 특성에 맞춰 근무 만족도를 높이고, 근속 기간을 늘리려는 시도다.

성과 관리 설루션 ‘클랩(CLAP)’은 이런 흐름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클랩은 기업의 업무 환경과 인사 방식을 반영한 맞춤형 성과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며 에스엘, 민병철교육그룹, 밀리의서재 등 1000여개의 중견·대기업 고객사를 확보했다. 도입 기업들은 성과관리 업무 시간이 평균 80% 감소하고, 직원 근속 기간은 평균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합 인력 관리 설루션을 제공하는 기업 간(B2B) SaaS 스타트업 ‘시프티(Shiftee)’도 성장세다. 시프티는 2017년 출시 이후 SK, 현대, 롯데 등 대기업부터 쿠팡, 우아한형제들 등 스타트업까지 다양한 산업군에 서비스를 공급 중이다. 2023년에는 영업이익 50억원을 달성했으며, 작년에는 국내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일본과 싱가포르 등 아시아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신입사원의 조기 퇴사가 늘면서, 경력직 중심의 수시 채용도 확산하는 추세다. 경력직은 별도의 교육 기간 없이 즉시 업무에 투입이 가능하고, 직무 적합성과 커리어 방향이 비교적 명확해 이직 리스크가 낮다. 필요한 인재를 시기에 맞춰 채용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다만, 수시 채용은 공고 게시부터 평가, 일정 조율, 결과 통보까지 전 과정이 표준화돼 있지 않아 기업의 인사팀에 상당한 부담을 준다. 이에 따라 채용 절차를 효율화해 주는 HR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채용관리 솔루션 ‘그리팅(Greeting)’은 2024년 한 해 동안 신규 고객사 1000곳을 유치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도입률은 전년 대비 23% 증가했으며, 반도체·첨단소재·배터리 산업에서는 230% 이상 급증했다. 현재 현대오토에버, KB증권, 삼양식품, 카카오페이,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등 주요 기업들이 해당 서비스를 도입 중이다.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년 중견기업 일자리 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정보를 얻고 있다. 9회를 맞은 올해 중견기업 일자리 박람회는 유망 중견기업 110곳과 구직자 5천여명이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 /뉴스1

전문가들은 MZ세대의 퇴사 증가가 세계적인 현상이라며, 이에 따라 수시 채용 문화도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시장 상황에 맞는 채용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최장호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 입장에서는 보통 신입사원을 뽑아서 원하는 정도의 성과를 낼 때까지 5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이에 반해 일정 수준 이상의 경력직은 바로 투입할 수 있어 수시 채용을 확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시 채용의 흐름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이제 새롭게 시장에 진입하려는 사람들도 전략을 바꿔야 한다”며 “우선 하고 싶은 영역을 찾아서 경력을 쌓고, 지속적으로 이직을 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세우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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