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산악인이 에베레스트를 오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서울경제]
네팔 정부가 에베레스트 입산료를 오는 9월부터 36% 인상한다.
16일(현지 시간) BBC와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이번 요금 조정은 2015년 1월 이후 약 10년 만이다.
성수기(3~5월) 입산료는 1인당 1만5000달러(약 2100만 원)로 책정됐다. 9~11월에는 7500달러(약 1050만 원), 나머지 기간은 3750달러(약 500만 원)가 적용된다.
에베레스트를 포함한 히말라야 산군 입산료는 네팔의 주요 관광 수입원이다. 네팔에는 세계 최고봉 14개 중 8개가 위치해 있으며 등산·트레킹 산업은 국가 경제의 4% 이상을 차지한다.
에베레스트는 1953년 첫 등정 이후 전문가 중심으로 등반이 이뤄졌으나 장비가 발달하면서 일반인들의 도전이 늘었다. 네팔 산악협회 회장은 “가로등이 설치되고 텐트 내 침대가 구비되는 등 지상과 다를 바 없는 방식으로 정상 등정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등산객 급증에 따른 환경 문제도 심각해졌다. 산소통, 텐트, 생활 쓰레기가 무분별하게 버려지자 네팔 당국은 2019년부터 연례 청소 작업을 시행했다. 5차례 이상 작업으로 119톤의 쓰레기와 14구의 시체를 수거했으며 당국은 약 200구의 시체가 더 남아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에베레스트를 18회 등정한 영국 산악인 켄턴 쿨은 “에베레스트 등반 총비용을 고려하면 이번 요금 인상이 대부분의 외국인 등반가에게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추가 수익이 좋은 곳에 쓰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네팔 정부의 과도한 등반 허가(연간 약 300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네팔 대법원은 지난해 4월 정부에 에베레스트와 다른 봉우리의 등산 허가 수 제한을 명령했으나 구체적인 수용 인원은 정해지지 않았다.
네팔 당국은 입산료 인상으로 발생한 추가 수입의 구체적 사용처에 대해 아직 밝히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