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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계란값 상승 합당한 이유 없어"
작년 7월 '산지 가격 고시 일원화' 대책 무산
"추가 점검···공정위 조사 시 적극 협조"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계란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한 달 사이 계란 산지 가격이 20% 넘게 치솟자 농가를 상대로 현장 점검에 나선 정부가 1차 조사를 완료했다. 정부는 산지 가격이 오를만한 이유가 없다고 결론을 내리고 추가 점검 뿐만 아니라 관련 법에 따른 엄중한 처벌까지도 경고하고 나섰다.

김범석 기획재정부 장관 권한대행 겸 1차관은 16일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주재하고 이같은 내용의 계란값 대책을 논의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조사 결과 계란 산지가격은 수급 여건 변화를 넘어서 과도하게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한산란계협회가 고시하는 산지 가격에 따르면 계란 가격은 올해 2월 개당 146원에서 3월 180원으로 한 달 만에 23.3%나 뛰었다.

계란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정부는 축산물품질평가원을 통해 7~9일 계란 농가 현장 점검을 실시했다. 축평원이 확보한 생산량·재고량·산지 가격·실거래 가격 등 통계 자료와 농가의 실태를 비교 점검한 것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조사를 마무리한 결과 산지 가격이 23%나 급등할 만 한 이유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추가 자료 확보 뿐만 아니라 공정거래위원회가 담합 조사에 나서게 된다면 자료 제출에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상 학교가 개학하는 3월은 급식이 시작되며 계란 수요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번 계란값 인상 요인으로는 왜곡된 계란 유통 구조가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계란 산지 가격은 축평원이 발표하는 가격과 산란계협회가 발표하는 가격으로 이원화 돼있다. 축평원의 가격은 개별 농가와 유통인 간의 협상을 통해 결정된 실거래 가격이다. 반면 생산자단체는 1960년대부터 산지가격을 고시해왔는데, 이는 유통 상인 간에 실제로 거래된 가격이 아니라 일종의 협상 기준가격으로 미리 제시하는 ‘희망 가격’이다. 생산자단체가 유통업체에 비해 협상력이 약한 생산농가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이러한 산지 가격 제도를 이어온 것이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7월 ‘계란 가격·조사 발표 체계 및 농가-유통인 거래방식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당시 대책의 핵심은 60여 년 간 이어져온 생산자협회의 산지 가격 고시를 폐지하고 가격 체계를 일원화하는 것이었다. 정부는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연구용역과 토론 등을 거쳐 산란계협회에 산지 가격 고시를 폐지하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산란계협회는 정부 대책이 발표된 이후 “정부가 달걀 가격에 개입하려는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했고, 산지 가격 고시 폐지는 무산됐다. 결국 그로부터 반년 가량 지난 올해 3월 계란 산지 가격이 23.3%나 급등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대책 발표 이후 생산자 단체의 반발로 제도가 자리잡지 못했는데 그 문제가 이번 3월 계란값 급등으로 터진 것”이라며 “이런 문제를 지금 바로잡지 않으면 유통업계도 큰 피해를 볼 뿐만 아니라 소비자 가격도 오를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계란값 인상 추이를 지속적으로 검토하는 것 외에 근본적인 대책 마련도 검토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7월 축산물 가격 안정을 위한 ‘축산물 유통 및 가축거래의 관리·지원에 관한 법률(축산물유통법)’ 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축산물유통법이 마련된다면 축평원이 고시하는 산지 가격을 활용하도록 법으로 명시해 가격 기준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농식품부는 이밖에 산란계협회에 가격 인하를 권고하는 등 가격 구조 개선 노력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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