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ㅣ정은경 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구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email protected]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이 15일 밝힌 정치 참여의 이유는 ‘부채감’과 ‘미안함’이었다. 그는 이날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나라 전체가 위기감에 시달릴 때 얇은 은박비닐에 의지해 눈과 추위를 견딘 ‘키세스 시위대’를 보고 가슴이 먹먹했다. 민주당에서 선거를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고선 참여해서 작은 역할이라도 하는 게 빚을 갚는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되어 직접 만난 이재명 대통령 후보에 대해선 “ 이미지 왜곡과 악마화가 심각했다. 함께 다녀보니 행정과 정무 감각, 실행력과 추진력을 함께 갖춘 지도자였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선대위와 교수 생활을 병행하려면 매우 바쁠 것 같다.
“선거운동을 하는 날은 연가를 쓰고, 그렇지 않은 날엔 연구실에 나와 수업을 준비한다. 오전에는 수업을 하고 오후에는 선거운동을 하는 날도 있다.”
―선거운동은 할 만한가?
“많이 어색하다. 특히 유세차에 올라 연설하는 게 어렵다. 질병청장 시절 카메라 앞에서 브리핑하고 기자들과 문답하던 게 훨씬 쉬웠다.”
―선대위 영입 제안을 받고 어땠나?
“전혀 예상 못 한 일이었다. 당에서 제안을 받고 ‘제 역할이 뭐냐’고 물었더니 ‘국민과의 소통을 총괄해달라’고 하더라. 가족들도 동의해줬다. 나라 걱정에 뭐든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선대위 합류 뒤 가까이서 본 이재명 후보는 어땠나?
“경청투어를 함께 다니며 이야기를 나눠보고선 ‘불공정한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이미지가 많이 왜곡되고 악마화됐다’고 느꼈다. 시장과 도지사를 하면서 키운 행정 능력, 당대표로서 정치 경험이 합쳐지면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오래 행정공무원을 한 나하고도 비슷한 마인드를 가졌다는 느낌도 받았다.”
―12·3 내란 뒤 집회에 나가봤나?
“후원금은 보냈는데, 직접 나가보진 못했다. ‘키세스 시위대’가 눈 맞고 앉아 있는 모습을 봤을 땐 가슴이 먹먹했다. 그들과 함께하지 못했다는 부채감과 미안함이 컸다. 때마침 선대위에서 일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참여해서 작은 역할이라도 하는 것이 빚을 갚는 일이겠구나 생각했다.”
―지난해 총선 때는 민주당 영입 제안을 거절하는 등 정치와 거리를 뒀다.
“특별히 정치를 멀리하려 했던 것은 아니다. 그때는 질병청장을 그만두고 대학에 돌아온 지 6개월밖에 안 된 시점이기도 했고, 학생들에게 공직에 있으며 쌓은 경험을 활용해 행정이나 정책 부문도 교육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다른 진로를 염두에 두고 있지는 않다. 불법 계엄이 없었으면 지금처럼 적극적으로 정치 활동에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다.”
―현장을 다니며 접한 국민 목소리는 무엇인가? 유권자에게 전달하고 싶은 당의 메시지가 있다면?
“‘내란으로 먹고살기 힘들어졌다’ ‘얼른 사회를 정상화해달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당의 입장에선 ‘주권자들이 투표로 내란을 끝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 신속하게 위기를 끝내려면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가 필요하다.”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꼭 실행해야 할 정책 과제가 뭔가?
“초고령화가 진행되는 상황이니 노령 인구에 대한 종합적인 의료·돌봄 대책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돌봄 국가책임제’는 이재명 후보의 10대 공약에도 들어가 있으니 잘 실현되면 좋겠다. 기후변화 대책, 에너지 고속도로 정책도 꼭 실행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