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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 월급 200만원 시대인데…”
열악한 처우·학생수 감소도 영향
2030 자발적 퇴직, 2년새 40% ↑
교대생 중도 포기 현상도 뚜렷

경북 지역 초등학교 교사였던 A씨(30)는 지난 2월 6년 만에 교직을 그만뒀다. ‘스마트워치 녹음 사건’이 그의 인생을 바꿨다. 대화를 나누던 초등학생이 아무렇지도 않게 스마트워치로 녹음하던 순간 학교를 떠나야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한다. A씨는 15일 “내가 모르는 사이 얼마나 많은 말이 녹음됐을까 공포심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전남에서 2년 전까지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했던 백모(37)씨도 교권 추락을 실감했다고 전했다. 백씨는 “초등학교 4학년 학생에게 심한 욕설을 들었다”며 “학교로 찾아온 학부모가 사과는커녕 ‘교사가 잘못을 했으니 학생이 그랬겠지’ 식으로 나오는 걸 보고 떠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퇴사할 결심’을 하는 2030세대 교사들이 늘고 있다. 교권 추락과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 열악한 처우 등 이유도 다양하다. 교직 이수를 포기하고 퇴학을 택하는 교대생들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교원 양성 체계의 뿌리가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21~2023년 퇴직 교사 현황’에 따르면 2023년 자발적으로 사표를 낸 10년 차 미만 교원은 468명으로 집계됐다. 2021년(333명)에 비해 41%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2월까지 경북 지역 고교에서 근무했던 김모(32)씨는 교단을 떠날 결심을 하게 된 계기로 저출생에 따른 미래 걱정을 지목했다. 김씨는 “마지막으로 담임을 맡을 때 학급에 학생 수가 22명까지 줄었는데, 교육청에서 지침을 내리는 학급별 인원 기준 수가 해마다 줄어드는 것이 보였다”며 “이 일을 평생 할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존경받는 교사’라는 자부심이 무너진 데다 열악한 처우까지 겹치면서 젊은 교사들이 떠나고 있다. 부산의 초등학교에서 일했던 20대 남성 B씨는 “요즘 젊은 세대는 노력한 만큼 보상이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군인도 200만원 가까이 월급을 받는 시대에 교사 월급은 기준에 못 미친다는 분위기가 만연하다”고 말했다.

교사 임용을 앞둔 대학생들도 탈출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강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19~2023년 전국 교육대학교 중도 탈락률’ 자료에 따르면 자진 퇴학을 택한 재학생은 2019년 194명에서 2023년 551명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B씨는 “젊은 교사들의 퇴직은 물론 임용 준비를 포기하고 다시 수능을 준비하는 대학생도 많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젊은 교사는 물론 교사 지망생마저 교육계를 떠나는 현상을 우려했다. 박주형 경인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권 침해와 연관되는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되면 수사기관에 앞서 교육계에서 먼저 조사하는 등의 교원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며 “남들이 기피하는 업무에 배정된 교사들에게 수당을 늘려주는 방안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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