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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레오 14세’ 첫 주일기도 집전…‘종전’ 촉구
“평화의 기적이 허락되기를” 레오 14세 교황이 11일(현지시간) 첫 주일 축복을 위해 성 베드로 대성당 중앙 발코니에 나타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우크라·가자에 “깊은 슬픔”

강국들 향해 직접 평화 호소


노동 존중·인간성 회복 등

교회의 시대적 과제로 꼽아


지난 8일(현지시간)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레오 14세가 첫 부활 삼종기도에서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 등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을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11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군중 앞에 등장해 “더 이상의 전쟁은 안 된다”고 종전과 평화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그는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는 분쟁에 대해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을 인용해 “제3차 세계대전이 조각조각 벌어지는 극적인 상황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이날 교황 선출 이후 처음으로 성 베드로 대성전 발코니에서 주일 기도를 집전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우크라이나에 “진정하고 정의롭고 지속적인 평화”를 이루기 위한 협상을 촉구하고,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참혹한 사태에 대해 “깊은 슬픔”을 표하며 휴전을 촉구했다. 그는 “민간인에게 인도적 지원이 제공돼야 하며, 모든 인질들은 반드시 석방돼야 한다”고 말했다. 인도와 파키스탄의 휴전에 대해선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에 ‘평화의 기적’이 허락되기를 기도한다고 강조했다.

새 교황이 분열된 교회와 지정학적 갈등 속에서 통합의 상징이 되기를 바라는 기대가 높은 가운데 레오 14세 교황은 세계 정세에 대한 직접적 언급을 주저하지 않고 세계 강국들을 향해 평화를 호소했다.

앞서 레오 14세 교황은 평화와 노동 존중, 인간성 회복을 현시대의 가톨릭이 집중해야 할 시대적 과제로 지목했다. 특히 산업혁명과 인공지능(AI) 발전이 위협하는 인간 존엄과 노동, 정의의 문제를 직접 언급하며 교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지난 10일 추기경들과 만나 교황명을 택한 이유에 대해 “레오 13세 교황께서 회칙 ‘레룸 노바룸’(새로운 사태)에서 제1차 산업혁명 시기 사회문제에 응답하셨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노동헌장으로 불리는 이 회칙은 레오 13세 교황이 1891년 발표한 회칙으로, 자본 독점의 폐해와 노동 착취의 문제점을 고발하고 임금보장·노동조합 권리 인정 등 인간다운 노동 조건을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이 담겼다.

레오 14세 교황은 연설에서 “또 다른 산업혁명과 인공지능의 발전이 인간 존엄성과 정의, 노동에 새로운 도전을 제기하는 상황에서 교회는 모든 이에게 그분의 사회교리 유산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가톨릭의 수장으로서 겸손과 절제를 강조하며 자신을 한껏 낮췄다. 그는 “교황은 하느님과 형제자매들의 겸손한 종일 뿐”이라며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봉사에 완전히 헌신하고, 절제하고 본질만을 추구하는 삶의 방식을 잘 드러내주셨다”고 덧붙였다.

현실의 문제에 뛰어들어 적극적인 목소리를 냈던 전임 교황의 뜻을 잇겠다는 방침도 분명히 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지난 9일 시스티나 성당에서 추기경들 대상의 첫 미사 강론에서 “교회가 역사의 물결을 항해하는 구원의 방주, 세상의 어둠을 비추는 등불이 되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또 “기술, 돈, 성공, 권력, 쾌락 등을 선호하는 환경”을 안타까워하면서 “삶의 의미 상실, 인간 존엄의 유린, 가정의 위기, 사회를 병들게 하는 여러 상처”가 신앙의 위기와 함께 나타난다고 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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