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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경찰이 압수한 대마초 20톤을 마을 공터에서 소각했다. 사진 홈페이지 캡처
튀르키예 경찰이 압수한 대마를 한꺼번에 태우는 전시성 행사를 진행했다가 온 동네 주민들이 환각 증상을 겪는 일이 벌어졌다.

11일(현지시간) 데미뫼렌통신과 튀르키예 투데이에 따르면 튀르키예 경찰은 지난달 18일 디야르바르크주의 작은 마을 리제(Lice)에서 대마초 20t을 소각했다. 이번에 소각한 대마초는 경찰이 2023년부터 2024년까지 실시한 마약 단속 작전에서 압수한 것이다.

당국은 수사 성과를 자랑하기 위해 대마초가 든 포대자루로 마을 이름 ‘LICE’ 글자를 만들어 휘발유 200ℓ를 초 더미 위에 끼얹어 불을 붙였다. 대마 자루가 글자 모양대로 붉게 타오르며 검은 연기를 내뿜는 사진도 공개했다.

대마초 소각 후 며칠 동안 마을 전체가 연기로 뒤덮였다. 이 때문에 주민 2만5000명은 불편함을 겪어야 했다. 주민들은 창문을 닫고 외출을 자제하는 등 대처에 나섰지만 어지럼증과 메스꺼움, 둥둥 떠다니는 듯한 증상을 겪었다. 일부는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튀르키예 경찰이 압수한 대마초 20톤을 마을 공터에서 소각했다. 사진 홈페이지 캡처

한 주민은 “대마 냄새 때문에 며칠째 창문을 열 수 없다”며 “아이들이 아파 병원을 오가며 지내야 한다”고 말했다.

리제 당국이 압수한 대마는 시가로 따지면 약 100억 리라(약 3600억원)에 달하는 양으로 알려졌다. 군경은 이 대마초가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 동안 총 226건의 마약 수사를 통해 압수한 것이며, 그 과정에서 1941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튀르키예에서 마약 중독 등에 대처하는 비영리단체 예실 일드즈 협회의 야히야 오거 회장은 “이런 소각 방식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비전문적인 방식”이라며 “간접흡연이 해로운 것처럼 공공장소에서 마약을 태우는 것도 심각한 중독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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