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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한용 선임기자의 정치 막전막후 587
이재명 후보 지지도 상승세…국힘 자멸 반사 이익까지
국무총리·비서실장 등 핵심 요직 인사 첫 번째 시험대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5월 10일 경남 함안군 가야전통시장에서 상인들과 이야기하며 밝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21대 대한민국 대통령을 선출하는 6·3 대통령 선거가 23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5월29일과 30일에 하는 사전투표까지는 겨우 18일 남았습니다.

누가 당선될까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것입니다. 이재명 후보가 6월4일 국회의사당에서 대한민국 21대 대통령에 취임할 것입니다.

천지개벽 정도의 변고가 없는 한 결과는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이렇게 단정적으로 말씀드리는 근거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여론조사 추이입니다. 둘째, 국민의힘의 자멸입니다.

여론조사 추이부터 살펴보겠습니다. 5월8일 발표한 전국지표조사를 보면 차기 대통령 적합도는 이재명 43%, 한덕수 23%, 김문수 21%, 이준석 5%였습니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누리집 참고)

적합도 자체보다는 흐름이 중요합니다. 이재명 후보는 3월 첫째 주 29%에서 지속적인 상승세입니다. 그동안 ‘없다/모름/무응답’은 34%에서 15%까지 줄었습니다. ‘없다/모름/무응답’이 이재명 후보에게 조금씩, 그러나 꾸준히 이동한 것입니다. 이처럼 차곡차곡 쌓은 지지도는 무너지지 않습니다.


국민의힘 후보 단일화 실패와 후보 교체 실패 소동의 파장은 깊고 넓게 퍼지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에 가장 우호적인 조선일보조차 5월10일 치 신문에 “막장, 바닥 다 보여준 뒤 단일화한들”이라는 제목을 사설을 실었을 정도입니다. 국민의힘 자멸의 반사 이익은 대부분 이재명 후보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재명 후보는 지금부터 무엇을 해야 할까요? 이재명 후보는 후보 등록 첫날인 10일 경남 창녕·함안·의령·진주·사천·남해·하동을 방문했습니다. 11일에는 전남 화순·강진·해남·영암을 방문했습니다. 12일에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합니다. 앞으로 주야장천 선거 운동만 해야 할까요? 그럴 리가요.

동아일보가 5월9일 치 5면에 “국힘 내분 중에 이, 집권 대비 인선 착수” “교수 최소화…관료-정치인 중용 방침”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민주당 선대위 공보단은 “이재명 후보가 내각과 대통령실 구성 준비에 착수하고, 측근에게 집권 시 인사와 관련한 지침을 내렸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닙니다”라는 자료를 냈습니다.

동아일보가 5월10일 치 5면에 “이, 부처별 장관 후보 10여명 추천받아…‘여성 장관 40% 목표’”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선대위 공보단은 “이재명 후보가 섀도 캐비넷 구성 준비에 착수하고, 부처별로 장관 후보군을 추천받았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닙니다. 보도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해당 언론사에 정정보도를 요청합니다”라는 자료를 냈습니다.

민주당으로서는 동아일보 보도를 부인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선거 운동이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인사를 한다면 “김칫국부터 마신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재명 후보가 새 정부에서 함께 일할 사람들을 찾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흔적이 여기저기서 감지됩니다. 오히려 하지 않고 있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입니다.

이번 대선은 궐위 대선입니다. 정권 인수 기간이 없습니다. 선거 바로 다음 날 대통령 업무를 시작해야 합니다. 대통령실 참모, 국무총리, 국정원장 등 핵심 요직은 미리 준비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문제는 인사의 내용일 것입니다.

이재명 후보가 과연 인사를 잘할 수 있을까요? 이재명 후보는 한국 사회의 이른바 ‘메인 스트림’과 거리가 먼 편입니다. 아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대통령이 모르는 사람을 요직에 기용하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첫 번째 인사가 정권의 첫 번째 고비입니다. 잘하면 감동을 줄 수 있지만, 잘못하면 취임 초기부터 대통령 지지율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이재명 인사 스타일을 살짝 엿볼 수 있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4월27일 경기도 킨텍스에서 열린 수도권·강원·제주 합동연설회 현장에서 저는 이재명 후보 연설 가운데 이 대목을 매우 의미 있게 들었습니다.

“똑같은 성남시 공무원, 똑같은 경기도 공직자들이 이재명과 함께 일하며 이전과는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저 이재명에게 기회를 주시면 100만 공직자와 함께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 진짜 대한민국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4월 2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수도권·강원·제주 경선 및 최종 후보자 선출 대회’에서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어떻습니까? 이재명 후보는 2022년 대선에서 패배하고 국회의원이 되기 전에는 정치인보다 행정가에 가까웠습니다. 그 뒤 국회의원으로 의정 경험을 쌓았고, 민주당 대표로 정치 경험을 쌓았지만, 지금도 이재명 후보의 리더십은 정치인보다 행정가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걱정입니다. 관료 출신들은 훌륭한 인적 자원입니다. 대부분 공인 의식과 도덕성을 갖췄고 국정 실무에 밝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결정을 회피하고 책임도 회피하는 치명적 단점이 있습니다. 역대 정권 핵심에 있던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관료에게 일을 맡기면 뭔가 다 잘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이뤄진 게 없더라”고 말합니다. 이재명 후보도 바로 이 함정에 빠질 위험이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역대 대통령들도 첫 번째 인사에 고심했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참고할 만한 정면교사도 있고 반면교사도 있습니다.

노태우 대통령은 ‘화합형’ 인사를 했습니다. 비서실장에는 황해도 출신으로 박정희 대통령의 정무수석, 내무부 장관, 보사부 장관을 지낸 홍성철 씨를 임명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잘 몰랐지만, 평판을 듣고 발탁했습니다. 국무총리는 이현재 전 서울대 총장이었습니다.

김영삼 대통령은 ‘변화와 개혁’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과거 정부에 봉사했던 사람과 군 출신은 배제할 것”이라고 천명했습니다. 국무총리는 호남 출신 황인성 의원, 감사원장은 이회창 대법관을 임명했습니다. 개혁 성향의 교수 출신을 대거 발탁했습니다. 한완상 통일 부총리, 한승주 외무부 장관, 오병문 교육부 장관, 김덕 안기부장 등입니다.

사상 최초로 정권교체에 성공한 김대중 대통령은 비서실장에 경북 출신으로 노태우 대통령의 정무수석을 지낸 김중권 씨를 임명했습니다. 안기부장은 이종찬 전 의원이었습니다. 국민통합과 전문성을 고려한 인사였습니다. 장관들은 국민회의와 자민련 몫으로 나눴습니다. 국민회의-자민련 공동 정부였기 때문입니다. 금융감독위원장에는 경제 전문가 이헌재 씨를 발탁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김영삼 정부 마지막 국무총리였던 ‘행정의 달인’ 고건 씨를 국무총리로 기용했습니다. 안정감을 중시한 것입니다. 그러나 다른 자리는 파격 발탁이 많았습니다. 고영구 국정원장, 강금실 법무부 장관, 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 윤영관 외교부 장관이 그런 경우였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첫인사를 어떻게 할까요? 당장 관심을 끄는 자리는 비서실장, 정책실장, 안보실장 등 대통령실 최측근 참모들입니다. 만기친람 형인 이재명 후보의 리더십 때문에 장관보다는 대통령실 참모들이 권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실 참모는 현직 국회의원이 할 수 없는 자리입니다.

윤여준 민주당 상임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011년 ‘대통령의 자격-스테이트 크래프트’라는 책을 썼습니다. 올해 2월 개정증보판을 냈습니다. 대통령의 인사와 관련해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관료를 감시·통제·견제해야 할 당사자인 정치 지도자들이 오히려 그들에게 끌려 들어가고 또한 경제 주체들 간의 공정한 심판관 노릇을 해야 할 정부의 지도부와 관료들이 오히려 대기업의 프레임에 갇히는 결과가 초래되고 있다.”

“위대한 업적을 남긴 지도자들은 사람을 구하는 데 공을 들였으며 심지어 자신의 라이벌까지도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어 활용하였다.”

“특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일반적 조직과는 달리 국가는 포괄적인 목적 혹은 존재 자체를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공권력이라는 강제력을 동반한다는 근본적인 차이를 갖고 있다. 그런 점에서 소규모 집단의 경험이 대규모 집단에도 그대로 통할 것이라는 단순한 사고를 하거나, 국가의 공공성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일반적 관리 능력으로 이를 감당할 수 있다고 믿는 지도자를 국정의 책임자로 선출하는 것은 위험한 선택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재명 후보가 새겨들어야 할 내용입니다.

마무리하겠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내란종식과 국민통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합니다. 매우 어려운 과제입니다. 민주당 안팎에는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 경험을 풍부하게 쌓은 정치인과 관료 출신들이 많습니다. 이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가급적 ‘친명’이 아니라 ‘비명’ 인사들을 기용해야 합니다. ‘비명횡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파격적인 인사를 해야 합니다. 그래야 국민에게 감동을 주고, 임기 초반 국정 동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가능할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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