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직 박탈하는 초유의 사태 현실화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운데)가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권성동 원내대표(왼쪽)로부터 꽃다발을 받은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성동훈 기자
국민의힘이 10일 김문수 대선 후보 선출을 취소하고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당 대선 후보로 재선출하는 절차에 돌입했다. 밤 사이 기본 절차를 마무리 한 뒤 전당원투표와 11일 전국위원회를 거쳐 이를 확정할 예정이다. 선관위 대선 후보 등록 마감일을 하루 앞두고 당 대선 후보를 주저앉힌 뒤 무소속 후보를 세우는 초유의 사태가 현실화했다.
국민의힘은 김·한 후보 측의 단일화 협상이 9일 결렬되자 10일 새벽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소집해 당 선관위에 새로운 대선 후보 선출을 요구하는 안건을 두고 논의에 들어갔다.
이 안건이 의결되면 곧이어 선관위 회의에서 김 후보 선출을 취소한다는 의결이 이뤄지게 된다고 신동욱 수석대변인이 기자들과 만나 밝혔다. 김 후보가 지난 3일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지 7일만에 후보 자격 박탈이 이뤄지게 되는 셈이다.
곧이어 단일화 대상으로 지목된 한 후보가 입당 원서를 제출해 입당이 완료되면 새로운 대선 후보 선출 절차가 진행된다. 신 수석대변인은 “입당 이후 후보자 등록 서류가 제출돼야 하고 선관위와 비대위 의결을 거치게 된다”며 “이게 오늘 밤 진행될 과정이고 오늘 밤 사이 김 후보 자격 취소와 새로운 후보 등록 절차까지 다해야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밤새 기본 절차를 마친 뒤에는 곧바로 이날 전 당원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한 후보로 후보를 당 대선 후보로 재선출하는 데 대한 찬반 여부를 묻는 문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 당원투표 결과를 바탕으로 비대위가 후보 재선출안을 오는 11일 열리는 전국위원회에 올리고, 전국위에서 과반 찬성을 얻으면 한 후보로의 교체가 확정된다.
김 후보는 당 지도부 결정에 반발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해 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 측 김재원 후보 비서실장은 한 후보 측과의 협상 결렬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는 김문수이고 내일 (선관위)후보 등록 절차에 돌입할 것”이라며 “(후보 지위 박탈은) 원천적으로 불법 무효 행위이므로 신경쓰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