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9일 오전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11일 후보등록 이전에 단일화가 완료돼야 두 분(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 후보 중 누가 승자가 돼도 ‘기호 2번’을 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김 후보와 한 후보의 단일화가 오는 11일 이전에 성사되지 못할 경우 제21대 대선에 출마할 국민의힘 후보는 없다는 뜻으로도 받아들여졌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사실상 후보 교체 가능성까지 열어둔 ‘단일화 로드맵’을 마련했고, 그 일환으로 현재 당원과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김 후보와 한 후보 중 누가 더 적합한지 조사 중이다.
권 원내대표는 회의 후 “단일화가 안 되면 후보를 내지 않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것까지는 논의하거나 결정한 바가 전혀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시시각각으로 정치 상황이 변하는 만큼 그 단계에 가서 당원들과 의원들의 뜻을 감안해 결론을 내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당원의 뜻’은 현재 진행 중인 두 후보의 적합도 여론조사, 그리고 앞서 공고된 전당대회 및 전국위원회 절차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가 8일 오후 국회 사랑재의한 카페에서 단일화 관련 회동을 하고 있다. 권현구 기자
물론 김 후보 측은 당 지도부의 단일화 로드맵 추진 자체가 후보 교체를 상정한 것이며, 이는 근거가 없는 불법 행위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 후보는 선거에 있어서만큼은 모든 당무의 우선권이 후보인 자신에게 있다는 입장이며, 앞서 여러 차례 당 지도부의 단일화 업무 중단을 공개 촉구했다. 전날 관훈클럽 토론회에서는 “민주주의도 아니고, 정직하지도 않고, 이 자체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고, 서울남부지법에 ‘대통령후보자 지위인정 가처분’ 신청을 직접 제기했다.
권 원내대표는 “11일 이전에 (김 후보와 한 후보의) 단일화가 안 될 경우 강제적으로 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 부분도 아직 결정 내리지 못했다”며 “지금으로선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답했다. 한 의원은 “김 후보가 끝내 양보하지 않을 경우 김 후보를 등록하지 않는 방안도 여러 가능성 중 하나로 고려는 된 듯하다”고 말했다. 한국 최대 보수정당이 대선 후보를 내지 않았던 전례는 없다.
결국 사상 초유의 국민의힘 대선 후보 교체 가능성은 현재 열려 있는 상태다. 이를 둘러싸고 당 지도부의 결단, 당원과 국민의 여론, 김 후보의 정면 반발, 김 후보와 한 후보의 단일화 논의, 법원의 가처분 결정이 서로의 관건과 변수로 작용 중이다. 권 원내대표와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김 후보 측에게 “단일화에 나서 주면 사퇴를 포함한 모든 것을 고려할 것이고, 후보의 당무우선권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