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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골목골목 경청투어’
두어달 새 네번째 TK 방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제3차 골목골목 경청투어로 경북지역 방문에 나선 9일 경북 영천시 영천공설시장에서 시장 상인 및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6·3 대선 후보 등록 시작을 하루 앞둔 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티케이(대구·경북) 구석구석을 훑으며 민심을 다졌다. 국민의힘이 후보 단일화로 내홍을 겪고 있는 사이 ‘보수의 철옹성’을 공략하고 나선 것이다. 민주당은 경북 안동 출신인 이 후보가 티케이 지역에 꾸준히 공을 들인데다 국민의힘이 자중지란에 빠진 만큼, 이번 대선에선 티케이 지역에서 ‘30%’라는 꿈의 득표율도 노려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아침 경주를 시작으로 영천·칠곡·김천·성주·고령 등 경북 지역의 중소도시를 돌며 ‘골목골목 경청투어’를 이어갔다. 이 후보가 경북 지역을 찾은 것은 두어 달 새 벌써 네번째다. 이 후보는 지난 3월26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자마자 안동으로 내려가 하룻밤을 지내며 안동·의성·청송 산불 피해 주민들을 위로한 데 이어 3월28일에도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 참석을 위해 대전으로 올라왔다가 곧바로 경남 산청과 경북 영덕 산불 피해 현장을 찾았다. 지난 4일에도 경청투어의 일환으로 경북 영주·예천을 찾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9일 경북 영천시 영천공설시장에서 시장 상인 및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후보는 이날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시장을 둘러본 뒤 기자들과 만나 “진인사 대천명, 사람이 해야 할 일을 다하고 결과는 하늘에 맡기는 것”이라며 “우리 대구·경북의 대한민국 국민들께서도 사람을 잘못 뽑으면 뽑은 사람 운명조차 삶조차 달라질 수 잇다는 걸 지난 선거 결과로 느끼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북이 우리 민주당 입장에선 대구만큼이나 어려운 지역인데 우리는 오해를 벗기 위해, 희망을 함께 나누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네 편, 내 편 색깔을 따지기 전에 진정으로 나라를 위해서, 이 나라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서 충직하고 유능한 일꾼이 누구인가를 잘 판단해 주시기를 재삼 당부드릴 뿐”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이 전통적 열세 지역인 티케이 승부에 이처럼 공을 들이는 것은 ‘이번엔 다르다’는 판단 때문이다. 역대 민주당 계열 정당이 대선 때 경북에서 득표한 최대치는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얻은 23.8%다. 19대 대선에서 승리한 문재인 전 대통령도 경북에선 21.7%를 얻는 데 그쳤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21.6%, 김대중 전 대통령은 13.6%를 얻었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선 티케이 민심이 바닥부터 술렁이고 있다는 게 민주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민주당 쪽에선 티케이에서도 30% 이상의 득표율을 노려볼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이 든 근거는 세가지다. 우선 이 후보가 안동에서 3선을 지낸 권오을 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의원 등 보수정당 출신 인사들을 영입하며 티케이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신호를 확실히 보여줬다는 것이다. 민주당에서 오랫동안 경북에서 ‘계란으로 바위치기’식 지역 정치를 해온 임미애 의원은 한겨레에 “권오을 전 의원 같은 분이 우리 선대본에 결합해 연설을 하면 그게 지역 뉴스에 송출된다. 그것만으로도 그동안 경북에서 민주당이나 이 후보에 가지고 있던 반감이나 두려움을 희석하는 데 큰 힘이 된다”고 전했다. 김민석 상임 공동선대위원장도 앞서 8일 기자들과 만나 “보수정당의 전직 의원들이 결합해 시작된 나비효과가 급격히 커지고 있다”며 “이번 선거에서 지표가 가장 크게 성장하는 곳은 티케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의힘이 12·3 내란 이후 지금까지 이렇다 할 반전 없이 자충수만 두고 있는 점도 이 후보에겐 호재다. 후보 등록을 하루 앞둔 이날까지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한덕수 무소속 후보와 진흙탕 싸움을 벌이며 ‘아름다운 단일화’는커녕 국민의 조롱만 사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경북 지역에는 “나는 국민의힘 책임당원이었다”며 자발적으로 민주당 선거운동에 나서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게 민주당 사람들 얘기다.

이런 변화는 여론조사에서도 드러난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살 이상 유권자 1509명을 대상으로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물은 ‘대선 3자 가상대결’ 조사(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 응답률 6.4%)에서 이 후보는 대구·경북에서 33.6%를 얻어 30.5%를 얻은 김문수 후보와 어금버금한 지지를 받았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는 7.6%를 얻었다. 한덕수 후보를 포함한 대구·경북 지역 3자 대결에선 이 후보가 46.8%대 33.7%로 크게 밀렸지만, 20대 대선 한 달 전인 2022년 2월 첫 주 리얼미터의 같은 조사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 67%대 22%로 압도적 열세였던 점을 고려하면 달라진 분위기가 확인된다.

민주당 쪽에선 이 후보가 경북 출신이란 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에서 최초의 티케이 출신 대통령을 배출한다는 의미를 티케이는 확실히 인식하고 있다”는 게 김민석 위원장의 설명이다. 지난 대선 당시만 해도 허들이 높았던 대구·경북이 보수의 실책 속에 다소나마 이 후보에게 곁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임미애 의원은 “지난 대선 땐 ‘니가 고향을 위해서 한 게 뭔데’ 하는 반응이었다면 이번엔 ‘뭔 말이 필요하노. 안동 사람인데. 우리 후본데’라는 반응이 나온다. 바닥 민심은 확실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 후보 역시 이날 “표도 많이 나왔으면 좋긴 하겠는데, 고향에 오니 좋다. 마음 푸근해지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조하면 된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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