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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실종, 시신엔 총상·끈으로 묶인 흔적
불법 채굴 급증···금광업체 겨냥 ‘게릴라전’도 늘어
정부 수수방관 지적도···야당, 총리 불신임안 추진
페루 경찰들이 5일(현지시간) 파타스 광산 희생자들의 시신이 안치돼있는 트루히요 영안실 입구를 지키고 있다. AFP연합뉴스


세계 10대 금 생산국인 남미 페루에서 금광을 지키던 보안요원 13명이 사망했다. 페루 당국은 채굴권 확장을 노린 불법 세력의 소행으로 보고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 최근 금값이 치솟은 가운데 페루의 불법 채굴업자들이 금광을 빼앗으면서 합법 광산업체 직원을 향한 물리적 폭력을 행사하는 일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페루 내무부는 5일(현지시간) 경찰수색대가 전날 북서부 라리베르타드주 파타스 산악 지대 금광에서 보안요원 시신 13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5일 실종된 이들 시신에선 총상 흔적이 남아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손목 부위에는 끈으로 묶인 흔적도 발견됐다. 피해자들은 금광회사 포데로사와 보안 용역 계약을 맺은 R&R사 소속이었다.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은 이날 집단 살인사건의 최종 배후에 ‘쿠칠로’(스페인어로 칼)로 불리는 갱단원 미겔 로드리게스 디아스가 있다며 그를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로드리게스 디아스는 5일 콜롬비아로 출국한 기록이 있다고 엘꼬메르시오는 전했다. 앞서 그는 2023년에도 다른 광부 10명을 살해한 혐의로 공공보안부에 체포된 전적이 있다.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파타스 지역에서의 채굴 활동을 30일간 중단하고, 오후 6시부터 오전 6시까지 통행을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페루에서 소규모 채굴 건이 늘어나고 있고, 특히 포데로사 소유 파타스주 광산은 불법 채굴의 온상이 됐다고 전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지난해 기준 페루가 멕시코에 이어 라틴 아메리카에서 두 번째로 금 생산을 많이 하는 것으로 집계했다.

엘꼬메르시오는 합법 금광업체를 겨냥한 범죄단체의 ‘게릴라전’이 수년 새 늘었다고 전했다. 또 다이너마이트와 전쟁용 폭발물로 무장한 불법 광부들이 비밀 터널을 파고 금을 훔치거나 직원들을 납치하는 방식으로 합법 광산 업체를 위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불법 채굴업자들이 활개를 치는 지역에서는 아동 노동 착취, 산림 파괴, 수은 유출 등 문제도 일어나고 있다.

포데로사는 이날 성명을 내고 “불법 금 채굴을 노린 범죄조직이 우리와 관련된 노동자를 참혹한 방식으로 처리했다. 최근 몇 년 새 39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페루 정부가 사실상 불법 채굴에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페루는 허가받지 않은 채굴업체를 관리하기 위해 2012년부터 광업화종합등록부(REINFO)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 제도에 따르면 무허가 업체가 정부가 제시한 규정을 준수하면 합법 업체로 전환될 수 있다. 하지만 채굴업자들이 환경 규제나 세금 등 규칙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 데다 페루 당국은 별다른 단속을 하지 않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페루의 야당인 대중의힘은 “파타스엔 이미 1년 전 비상사태가 선포됐지만, 당국은 치안 안정화에 손을 놓고 있다”면서 무소속 구스타보 아드리안센 총리의 불신임안 발의를 추진하고 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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