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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건넨 음료에도 “기부 행위로 걸릴 수 있어” 극도 조심
‘사법 살인’ 언급하며 “반드시 살아남겠다” 다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골목골목 경청투어' : 국토종주편'에 나선 6일 충북 보은군 화훼농원 '숲결' 앞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충북 보은 송태화 기자

“이거 내가 받으면 또 검찰에 불려간다니까. 징역 5년 살리고 그럴지도 몰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6일 충북 보은군 현장 방문 도중 한 지지자가 음료 상자를 건네자 이같이 말하며 손사래를 쳤다. 지지자인 50대 여성이 이 후보 손에 꼭 쥐여준 건 대추즙이 담긴 박스였다. 이 후보는 난처한 표정으로 “이거 얼마짜리냐. 3만원 이상 받으면 안 되지 않느냐”며 “받으면 처벌받을 수 있다”고 했다. 이에 캠프 관계자가 나서서 선물을 돌려준 뒤 “정말 큰일 날 수 있다. 마음만 감사히 받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후보는 거듭 거절했지만 “이거 하나 드리고 싶어서 몇 시간 동안 서 있었다”는 지지자의 간곡한 요청을 끝내 외면하지 못했다. 대신 낱개로 포장된 대추즙 한 팩만 뜯어 마시며 “이거 받았다고 징역 5년 살게 하지는 않겠지”라며 웃어 보였다. 이 후보는 당 지역위원회 관계자가 “돈 주고 사면 괜찮지 않으냐”며 지갑에서 현금 10만원을 꺼내 지지자에게 건네자 “기부행위로 걸릴 수 있다”며 황급히 제지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충북 영동 전통시장에선 한 떡집에 방문한 뒤 “내가 여러분들한테 떡을 나눠주면 (검찰이) 기부행위라고 잡아넣어서 징역 3년을 살게 할 것”이라며 “직접 사드셔야 한다”고 농담을 던졌다. 그는 지난 4일 경북 영주 유세에서도 지지자가 선물을 건네려 하자 “공짜로 뭘 받았다면서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걸지도 모른다. 우리에겐 없는 것도 만드는 세상”이라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골목골목 경청투어:국토종주편'에 나선 6일 충북 영동군 영동전통시장의 한 떡집에서 상인과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년간에 걸친 수사와 기소, 재판 때문인지 올해 대선 현장에서 만난 이 후보는 검찰에 사소한 꼬투리 하나도 잡히지 않으려는 듯 안간힘을 쓰는 듯한 모습이었다.

이날 이 후보의 이런 발언은 자신이 ‘표적 수사 피해자’라는 것을 에둘러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이 자신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것에 대한 비판으로도 읽힌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후보가 그동안 정치적, 법률적 공격을 많이 받다 보니 더는 어떠한 공격 빌미도 주지 않겠다는 뜻을 내보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사법부가 자신에 대한 ‘사법 살인’에 자행하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도 여과 없이 쏟아냈다. 그는 보은 화훼농장 앞 연설에서 “오늘 어떤 분이 저를 붙잡고 ‘제발 죽지 마세요’라고 하던데 2가지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물리적으로 죽는 게 있겠지만 법률적으로도 죽이려면 죽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살아남은 게 신통치 않으냐”며 “저는 반드시 살아남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충북 증평군 전통시장에선 지지자들과 만나 “조봉암도 사법 살인이 됐고, 김대중 전 대통령도 사형 선고를 받은 일이 있다”며 “반드시 살아서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대법원의 유죄취지 파기환송 판결을 독립운동가 조봉암 선생과 김 전 대통령에게 내려진 ‘사형 선고’에 빗댄 것이다.

그는 또 영동 전통시장에선 기자들과 만나 “우리 역사에서 정치적 갈등이 특정 세력의 암살로 점철된 가장 대표적인 경우는 김구 선생 피살”이라며 “정치적인 이유로 누군가를 죽인 일이 상당히 많았는데, 이제는 그런 세상이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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