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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 /연합뉴스

싱가포르 여당 인민행동당(PAP)이 3일 실시된 총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둠으로써 중대 분기점에 놓였던 1당 장기집권 체제를 굳혔다.

지난해 5월 싱가포르 새 지도자가 된 로런스 웡 총리는 취임 후 첫 총선 압승으로 리더십을 증명하며 국정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이번 선거는 PAP와 웡 총리에 대한 국민 지지와 신임을 확인하는 중요한 시험대로 꼽혀왔다.

애초 1965년 독립 이후 60년간 장기 집권해온 PAP의 승리는 당연하게 여겨졌다. PAP가 얼마나 크게 이기느냐가 관건이었다. 싱가포르에서 ‘국부’로 추앙받는 고(故) 리콴유 초대 총리를 중심으로 창당한 PAP는 1965년 독립 이후 모든 총선에서 승리하며 한 번도 정권을 빼앗기지 않았다.

야당은 1981년에야 원내에 진출했고, 이후에도 PAP가 압도적 다수 의석을 차지해왔다. 야당은 서서히 영향력을 확대하며 PAP의 확고한 ‘1당 지배’에 균열을 나기 시작했다.

2020년 총선에서 PAP는 93석 중 83석을 차지했다. 노동자당(WP)이 야당 역대 최다인 10석을 얻었다. 수치상 분명한 PAP 압승이지만, 싱가포르에서는 ‘사실상 여당 패배’라는 의견도 나왔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는 여당 득표율이 역대 최저치인 2011년 총선의 60.1%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또 야당이 지난 총선 성과를 넘어 의석수를 더 늘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전문가들은 여당 득표율이 개선되면 웡 총리 체제에 힘이 실리겠지만, 부진한 결과가 나오면 새로운 리더십이 흔들릴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PAP가 득표율을 직전 선거보다 4%포인트 이상 끌어올리고 야당에 추가로 의석을 내주지 않은 것은 예상 밖의 결과로 평가된다. 유진 탄 싱가포르 경영대(SMU) 교수는 “야당이 2020년 총선보다 많은 의석을 얻는 데 실패한 것이 놀랍다”라며 “유권자들이 오랫동안 싱가포르를 통치해온 여당에 대한 신뢰를 보여준 것”이라고 AP통신에 전했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여당은 경제 문제 해결, 야당은 의회 내 균형과 견제에 초점을 맞췄다. PAP 승리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등으로 인한 세계 경제 불확실성 확대에 유권자들이 안정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웡 총리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위기를 강조하며 안정적인 여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고, 이 전략이 효과를 봤다는 것이다. 웡 총리는 승리 이후 “국민들이 정부에 강력한 권한을 부여했다”며 “이 결과는 격변하는 세계에서 싱가포르가 더 나은 위치에 있도록 해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총선은 2대 고촉통 총리에 이은 두 번째 ‘비 리콴유 가문 출신’ 총리인 웡 총리 체제로의 전환 완성이라는 의미도 있다. 취임 후 첫 총선을 압승으로 이끈 웡 총리의 향후 정치적 행보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WP는 의석수 확대에는 실패했지만 젊은 층을 중심으로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등 기반을 다졌다. 정부의 엄격한 사회 통제와 표현 자유 제한 등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는 가운데 정치적 다양성이 확대돼야 한다는 목소리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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