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진법사' 전성배씨가 지난해 12월 19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법원은 전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홍인기 기자

검찰이 3일 김건희 여사에게 부정한 청탁을 한 혐의로 건진법사 전성배(65)씨를 소환조사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사저 압수수색 뒤 사흘 만이다. 검찰은 전씨를 상대로 통일교 고위 간부에게 받은 선물을 김 여사에게 전달했는지 조사하는 등 통일교와 윤석열 정부와의 관계를 집중 수사하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수부(부장 박건욱)는 이날 전씨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그는 2022년 4~8월 통일교 세계본부장이던 윤모(48)씨와 공모해 김 여사에게 '그라프(Graff)사' 목걸이, 샤넬백, 천수삼농축차 등의 선물과 함께 통일교의 5가지 현안 해결을 청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전씨에게 선물 전달 및 청탁 여부, 통일교 측과의 관계를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 여사와 관계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지난달 30일 윤 전 대통령 부부 사저와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김 여사는 전씨와 윤씨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사건 참고인 신분으로 압수수색에 응했다. 다만 검찰은 압수수색 현장에서 목걸이 등 선물을 발견하지 못했으며 김 여사의 휴대폰 3대와 메모들만 확보했다. 전씨는 지난달 20일 검찰 조사에서 목걸이에 대해 "잃어버렸다"는 취지로 진술하며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윤 전 대통령 사저 압수수색 영장에는 의혹이 담겼다. 캄보디아 ODA 사업과 유엔 사무국의 DMZ 유치 등은 통일교 주요 현안이었다. 윤씨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결재가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통일교 측은 "윤씨의 단독 행동"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김 여사 측도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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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그러나 통일교 연루 여부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검찰은 윤씨와 전씨의 대화내역을 토대로 전씨가 대통령과 영부인, 국회의원들과의 만남을 주선하며 그 대가로 윤씨에게서 금품을 수수했는지 살펴보고 있다. 윤씨 부부는 2020년 통일교 간부를 지냈지만 2023년 5월 함께 해임됐다. 검찰은 '금고지기' 이씨가 남편 윤씨를 도와 전씨에게 금품을 전달하는 데 관여했는지 조사할 계획이다. 아울러 김 여사를 상대로도 사실관계 확인에 나설 전망이다.

한국일보

문지수 기자 ([email protected]) 강지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