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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운용사·시행사 손잡고 대학가·업무지구 근처 매입
전세 거부감 커지자 월세 거래 늘고 가격도 크게 올라
정부 규제 완화도 호재… 임대주택 10만가구 이상 공급 계획

일러스트 = 챗GPT 달리

이 기사는 2025년 4월 24일 14시 59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그간 국내에서 오피스·호텔 등 상업용 부동산 투자에 주력해 왔던 해외 큰손들이 임대주택 시장에 잇달아 진출하고 있다. 최근 1~2인 가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전세 시장 불안으로 월세 수요가 커지는 등 시장 변화가 거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선진국 대비 우리나라 주요 도시 월세가 낮은 편이라 성장성 높은 먹거리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는 국내 시행사(디벨로퍼) 엠지알브이(MGRV)와 손잡고 서울시 동대문구·성동구·영등포구·중구 4곳에 기업형 임대주택을 개발할 계획이다. 총 1500실 규모로, 사업비는 1조원에 달한다. 이들은 자본금 5000억원으로 임대주택 사업 개발을 위한 조인트벤처(JV)를 설립했는데, 지분은 각각 95%, 5%로 알려졌다. 세계 10대 연기금 중 하나인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는 운용자산(AUM) 규모가 지난해 3분기 기준 6751억캐나다달러(약 695조원)에 달한다.

세계 3대 부동산 투자기업 중 하나인 미국계 디벨로퍼 하인즈는 최근 서울 신촌 일대 106세대 규모 오피스텔을 매입해 임대주택 사업을 준비 중이다. 고품질 관리 서비스를 내세운 1~2인 가구 대상 임대주택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하인즈는 전 세계 30개국에서 930억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데, 그동안 국내에선 오피스를 비롯한 상업용 부동산만 취급해 왔다. 이번 투자는 해외 부동산 디벨로퍼가 한국에서 임대주택 사업에 나서는 첫 사례이기도 하다.

글로벌 IB도 임대주택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세계 3대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그래비티자산운용과 함께 임대주택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서울 길동을 시작으로 독산동과 안암동 오피스텔을 사들였고 각각 부동산 운영사 SK디앤디, 홈즈컴퍼니와 함께 임대주택으로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운용자산 870조원 규모의 글로벌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도 지난해 홍콩계 코리빙(공유 주거) 업체 위브리빙과 합작 법인을 설립, 임대주택 투자에 나섰다.

외국 자본이 국내 임대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는 것은 급성장하는 월세 시장을 잡기 위해서인 것으로 분석된다. 연이은 전세사기로 인해 우리나라 특유의 문화였던 전세에 대한 거부감이 커진 상황이 계기가 돼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1, 2인 가구와 자금이 부족한 실수요자들이 월세로 눈을 돌리면서 거래가 늘고, 가격은 치솟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2월 전국 임대차 거래 중 월세(보증부 월세 등 포함) 비중은 61.4%였다. 월세 비중이 처음으로 40%를 넘겼던 2015년 이후 10년 만에 60%를 돌파한 것이다. 통계로 파악이 가능한 아파트 월세가 역시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울 아파트 월세 지수는 전월 대비 0.6포인트 상승한 121.5로, KB부동산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5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정부가 임대주택 활성화를 위해 여러 대책을 내놓은 점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8월 기업형 임대주택을 2035년까지 10만가구 이상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그간 공공 중심으로 운영됐던 임대주택 시장을 민간에 적극 개방해 자금력과 전문성을 갖춘 기업이 대규모 장기 임대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 주거 시장에서 민간 임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30~40%인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1% 정도에 불과하지만, 앞으로는 기업이 맡는 부분이 커질 전망”이라면서 “다만 국내 디벨로퍼·시공사·시행사의 경우 주로 분양 사업에 주력하다 보니 한국 기업도 임대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임대료 규제 등이 완화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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