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타이어뱅크, 주당 1900원에 소노 지분 사기로
20일부터 ‘밀당’ 예정됐지만 결국 물밑 타협

에어프레미아 항공기.(에어프레미아 제공)

에어프레미아 경영권을 놓고 타이어뱅크와 대치 중이던 2대주주 대명소노그룹이 결국 반년 만에 뒤로 물러났다. 약 190억원의 차익만 챙기고 지분 전량을 타이어뱅크 측에 매각하기로 한 것이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타이어뱅크와 대명소노가 매각가를 놓고 치열한 눈치 싸움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이달 20일 타이어뱅크 측 우선매수제안권이 발동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측은 ‘적당한 가격대’에서 협상하는 쪽을 택했고, 결국 에어프레미아는 원 최대주주 타이어뱅크가 품게 됐다.

대명소노의 이번 결정을 놓고 업계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우선, 저가항공사(LCC)들의 실적과 재무 사정이 전반적으로 악화하고 있는 만큼 큰 돈을 들여 에어프레미아까지 사들일 만한 이유가 별로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만약 역으로 대명소노가 타이어뱅크 지분 46%를 주당 1900원에 사기로 했다면, 대명소노는 약 2500억원을 더 쏟아부어야만 했던 상황이다. 또 이미 경영권 인수에 성공한 티웨이항공이 미주 노선에 진출할 수 있는 상황이어서 에어프레미아까지 사들일 필요성이 낮아졌던 것으로 해석된다.

지분 비싸게 사줄 ‘제3자’ 기다리던 타이어뱅크…결국 1900원에 협상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대명소노그룹 지주사인 소노인터내셔널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JC파트너스와 공동으로 보유 중인 ‘제이씨에비에이션제1호유한회사(JC SPC)’의 에어프레미아 지분 전량을 타이어뱅크 측 AP홀딩스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대금 납입(클로징)은 오는 9월 말로 예정돼있다.

이번에 양측이 합의한 지분 매각가는 주당 1900원이다. 앞서 대명소노가 JC파트너스로부터 지분을 샀을 당시 단가(1600원)와 비교해 300원 높다. 다시 말해, 대명소노 입장에서는 원 2대주주인 JC파트너스로부터 에어프레미아 지분 22%를 주당 1600원에 산 뒤 1900원에 AP홀딩스에 되파는 셈이다. 매각 대상 주식이 총 6285만6278주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명소노가 이번 딜을 통해 거두는 차익은 188억원으로 계산된다.

소노인터내셔널이 에어프레미아 경영권 인수에 뛰어든 건 지난해 10월의 일이다. JC파트너스가 가진 지분 22%를 사겠다고 밝히면서다. 당시 대명소노는 “경영권 인수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으나, 실제론 경영권을 노리고 뛰어들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었다.

대명소노와 AP홀딩스는 이달 20일부터 에어프레미아 경영권을 놓고 치열한 눈치 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 바 있다. 이날부터 한 달 간 AP홀딩스가 소노-JC파트너스를 상대로 우선매수제안권을 행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소노-JC파트너스가 AP홀딩스의 우선매수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소노-JC파트너스가 AP홀딩스 지분까지 끌어다 제3자에게 공개 매각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AP홀딩스 대표이사를 겸직 중인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은 “내 지분을 (대명소노나 제3자에게) 최대한 비싸게 팔든가, 대명소노 지분을 가급적 싸게 인수하겠다”는 원칙을 고집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김 회장은 대명소노 외에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이 등장해 지분을 고가에 사줄 것이라는 기대도 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LCC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투자 심리가 꺾인 상황에 에어프레미아 지분을 비싼 값에 살 전략적투자자(SI)가 나타난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이에 결국 김 회장 자신이 1900원에 2대주주 지분을 사들이는 게 최선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 측이 정해둔 가격 상한선은 ‘2000원 미만’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2500억 더 주고 에어프레미아까지?…실리 택한 대명소노
대명소노는 에어프레미아 인수에 도전한 지 반년 만에 188억원의 차익만 챙기고 물러나게 됐다. IB 업계 관계자는 “투자 기간 대비 수익률은 나쁘지 않지만, 그래도 애초에 이 정도만 벌고 퇴장할 생각으로 야심차게 뛰어든 건 아니었을 텐데 내심 아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명소노는 에어프레미아 경영권 인수 여부를 놓고 최근까지 고민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 티웨이항공을 비싸게 샀다는 평가가 잇따르는 상황에 에어프레미아까지 높은 프리미엄을 주고 인수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소노는 최근 티웨이홀딩스를 인수하느라 2500억원을 들였다. 경영권 프리미엄이 30~40%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만약 주당 1900원에 대명소노가 AP홀딩스 지분을 샀다면 가격은 2500억원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 JC파트너스 지분 22%를 1000억원을 넘게 주고 사들였으니, 경영권 지분 약 70%를 3500억원 넘는 가격에 인수하게 되는 것이다. 단순 역산하면 전체 기업가치는 5000억원이 된다. 국내 1위 LCC 제주항공의 시가총액이 5400억원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지나치게 비싼 가격이다.

대명소노가 앞서 품은 티웨이항공이 미주 노선 진출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에어프레미아 경영권을 포기한 이유 중 하나다. 당초 대명소노가 에어프레미아에 관심을 가졌던 이유는 이 회사가 국내 LCC 중 유일하게 미주 노선을 갖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티웨이항공도 오는 7월 캐나다 밴쿠버 노선 신규 취항을 시작으로 미주 노선 진출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7417 노가다가 아닌 노동자로 살자, 노동하는 현장에서 글을 뿜자 [.txt] 랭크뉴스 2025.05.03
47416 트럼프 압박에도 "美 제조 안 해"…'실적 선방' 애플 이곳 택했다 랭크뉴스 2025.05.03
47415 美 "韓, '상대 동의없이 모국 데려간 자녀 송환 협약' 준수안해" 랭크뉴스 2025.05.03
47414 뉴욕증시, 협상 의지 내비친 中·고용 호조…급등 출발 랭크뉴스 2025.05.03
47413 [사설] '대대대행' 초래한 민주당의 위력 행사, 대선 도움 되겠나 랭크뉴스 2025.05.03
47412 우리금융, 동양·ABL생명 품는다···금융위 ‘조건부 승인’ 랭크뉴스 2025.05.03
47411 "러, 사이버공격·여론조작 등 인지전 방식 한반도 개입 우려" 랭크뉴스 2025.05.03
47410 [사설] 초유의 ‘대대대행’ 체제, 국정 빈틈없게 공직 기강 세워야 랭크뉴스 2025.05.03
47409 한덕수 5·18 묘역서 “저도 호남 사람”…시민 “내란 동조자 물러가라” 랭크뉴스 2025.05.03
47408 끝나도 끝난 게 아닌 국힘 경선…‘한덕수 단일화’ 시나리오는 랭크뉴스 2025.05.03
47407 韓 등판에 고무된 국힘 “反明 세력 틀 만들겠다” 랭크뉴스 2025.05.03
47406 SKT “‘유심 재고 도착’ 문자 아직 안보내…스미싱 주의” 랭크뉴스 2025.05.03
47405 [사설] 민주 줄탄핵 이어 ‘李방탄법’까지…‘민생’ 진정성 내세울 수 있나 랭크뉴스 2025.05.03
47404 사법리스크 재점화에… ‘내란 프레임’으로 반격 나선 민주 랭크뉴스 2025.05.03
47403 [단독] 尹 장모 요양원 간부, 내부고발자에 "모가지 따러 간다"‥보복성 대기발령 랭크뉴스 2025.05.03
47402 가정폭력 가해자가 피해자로 둔갑…“피할 길 없어 막막” 랭크뉴스 2025.05.03
47401 [단독]백종원의 더본코리아 ‘미인증 조리기구’, 서울·충남 축제에도 사용됐다 랭크뉴스 2025.05.03
47400 검찰, 통일교 前금고지기 입건…휴대폰엔 '돈다발 가방' 사진 랭크뉴스 2025.05.03
47399 "살 쭉 빠지고 혈당도 내려가네"…밥 먹고 10분 동안 '이것' 했더니 생긴 일 랭크뉴스 2025.05.03
47398 트럼프 성토장 된 노동절 집회‥"독재자 탄핵해야" 요구까지 나왔다 랭크뉴스 2025.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