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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미국 뉴욕시의 5번가에 위치한 애플 스토어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압박으로 해외 생산기지를 둔 자국기업의 리쇼어링을 유도하고 있지만 애플은 미국 대신 인도와 베트남을 생산기지로 택했다.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낸 애플은 미·중 무역 분쟁을 미국 내 생산 대신 공급망 다변화로 돌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실적 선방했지만…“앞으로 관세 비용 9억달러 예상”
지난달 12일 인도네시아의 휴대폰 매장에서 한 시민이 애플 아이폰16 포스터 앞을 지나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애플은 회계연도 2분기(1~3월) 기준 매출 953억6000만달러(약 135조원)에 영업이익 295억8900만달러(약 42조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주당 순이익은 1.65달러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5.1%, 영업이익은 6.1% 각각 증가하며 시장 전망치를 소폭 상회했다. 신제품인 보급형 모델 아이폰 16e를 비롯해 맥과 아이패드 등 주요 하드웨어 제품군의 매출 증가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이번 실적에는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일부 반영돼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월 4일부터 중국산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했고, 3월 4일에는 20%로 확대했다. 하지만 애플이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실적에 미친 여파는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콘퍼런스콜에서 “3월 분기에는 재고와 공급망을 최적화해 관세 영향이 제한적이었다”고 밝혔다. 애플은 3월에 인도 공장을 최대한 가동해 약 20억 달러 규모의 아이폰을 전세 화물기를 이용해 미국으로 긴급 수송했다. 중국 수입 물량의 고율 관세를 피하고, 인도에도 관세가 부과되기 전에 미국 시장용 물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한 것이다.

다만 관세로 인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쿡 CEO는 “6월 분기 상황은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새로운 관세가 추가되지 않는다는 것을 가정할 때 관세로 인한 비용 약 9억달러가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부터 전 세계를 대상으로 10%의 보편관세를 도입하고 중국산 제품에는 145%까지 관세를 인상한 상태다.



“미국 판매 아이폰 인도서”…‘美제조’ 선 그었다
지난해 9월 팀 쿡 애플 CEO가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서 열린 애플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번 실적 발표에선 쿡 CEO가 직접 인도와 베트남 중심의 공급망 재편 계획을 공식화해 이목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미국에서 만들면 관세가 없다”고 압박하고 있지만, 애플은 비용과 효율을 고려해 실리적인 선택을 했다.

쿡 CEO는 “6월 분기부터 미국 내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아이폰은 인도에서, 아이패드·맥·애플워치·에어팟 등은 베트남에서 생산될 것”이라며 “미국 외 지역에 판매되는 제품 대부분은 여전히 중국산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전체 아이폰 생산량 중 약 20%가 인도산으로 추정되는데, 해당 물량으로 미국 시장 수요를 충당하고 나머지 글로벌 공급망은 기존 체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높은 인건비와 숙련 인원 부족, 인프라 제약 등으로 인해 미국 내에서 대규모 생산이 사실상 어려운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리 택한 애플, ‘선택적 현지화’ 강조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을 의식한 듯 미국 내 부품 조달 계획도 언급했다. 쿡 CEO는 “올해 TSMC 애리조나 공장에서 생산되는 칩을 포함해 12개 주에서 총 190억개 이상의 칩을 공급받을 예정”이라며 “아이폰에 사용되는 유리도 미국 회사로부터 공급받고, 현재 미국 내 50개 주에 걸쳐 9000개 이상의 공급업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핵심 부품을 미국에서 조달하더라도 최종 조립이 여전히 중국과 인도 등에서 이뤄지는 만큼 상호관세가 실제로 부과될 경우 애플도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달 2일 발표된 인도(26%)와 베트남(46%)의 상호관세는 현재 90일간 유예된 상태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정규장에서 0.39% 상승했지만, 실적 발표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는 3% 이상 하락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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