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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어스테크놀로지, 착용형 심전계 출시
상급종합병원 47곳 중 44곳이 사용
요양급여 기반 구독서비스로 병원 부담 낮춰

이영신 씨어스테크놀로지 대표가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모비케어' 웨어러블 심전도 기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조선비즈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려면 심장이 불규칙적으로 뛰는 부정맥을 찾는 게 중요하다. 대부분 의료 기관이 부정맥을 진단하기 위해 사용하는 ‘홀터’ 심전도 기록계는 환자가 24시간 동안 무겁고 복잡한 심전계를 부착한 채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 정확한 검진이 가능하지만 불편한 탓에 접근성이 떨어진다.

씨어스테크놀로지가 개발한 ‘모비케어’는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지난 10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의 씨어스테크놀로지 사무실에서 만난 이영신 대표는 “우리 제품은 환자의 편의성을 크게 높인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복잡하고 무거운 심전계를 단순화해서 환자가 하루 종일 착용하고 있어도 불편하지 않도록 했다.

씨어스테크놀로지는 웨어러블(wearable·착용형) 의료기기 기반 인공지능(AI) 진단 솔루션 기업으로 스스로를 소개한다. 복잡하고 길어 보이지만 간단히 말하면 웨어러블 진단 기기를 만들고, 진단 결과를 AI로 분석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부정맥을 진단하는 AI 솔루션을 만드는 회사는 이미 여럿 있지만, 씨어스테크놀로지처럼 직접 웨어러블 기기까지 만들 수 있는 회사는 많지 않다. 씨어스테크놀로지는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출신 연구원들 덕분에 두 기술을 결합할 수 있었다.

씨어스테크놀로지는 웨어러블 의료기기 기반 인공지능 진단 솔루션을 만드는 기업이다. 씨어스테크놀로지 직원들이 입원환자 원격 모니터링 서비스인 씽크를 바라보고 있다./조선비즈

창업 10년 만에 첫 투자 받아
처음부터 성공한 건 아니었다. 이영신 대표는 “2009년 창업을 했는데 시드(초기) 투자를 받은 건 2019년이었다”며 “처음에는 의료기기 사업이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릴지 몰랐고, 당시만 해도 AI 기술에 대한 접근성도 낮아서 어려움이 컸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기업의 제품을 대신 만들어주면서 10년의 데스밸리(death valley)를 버텼고, 때마침 딥러닝 기술이 발전하면서 AI에 대한 접근성이 향상돼 우리 알고리즘 고도화가 가능해지면서 사업에 속도가 붙었다”고 설명했다.

데스밸리란 창업 3~5년차 스타트업이 가장 자금이 필요한 시기에 자금조달이 어려워 경영난을 겪는 상황을 뜻한다. 씨어스테크롤로지가 데스밸리를 넘어서는 데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범부처사업단)이 도움을 줬다.

이 대표는 “2009년 창업 이후 여러 정부 과제를 수행했는데 범부처사업단처럼 실제 사업화까지 도와주는 경우가 드물다”며 “인허가와 임상, 검증, 출시까지 모든 과정을 함께 도와줬다”고 말했다.

데스밸리 지나 구독 서비스로 확장
씨어스테크놀로지는 지난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2019년 모비케어가 출시된 지 5년 만에 상장까지 성공한 것이다. 이렇게 빠른 성장이 가능했던 것은 기술력과 함께 비즈니스 모델을 명확하게 설정한 덕분이다.

씨어스테크놀로지는 국내 최초로 웨어러블 AI 의료기기 구독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대표는 “병원 입장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기기를 돈을 내고 쓰기가 쉽지 않은데, 우리는 구독서비스를 만들어서 병원에 기기를 무상으로 대여했다”고 말했다.

씨어스테크놀로지는 대신 모비케어 사용량에 따라 병원에서 사용료를 수령한다. 여기에다 회사와 연계된 부정맥전문병원의 전문의가 직접 감수해 정밀한 분석 결과를 제공하는 별도의 프리미엄 모델도 만들어 제공한다. 올해 3월 기준으로 모비케어 외래처방 검사 수는 26만건에 달한다. 전국 상급종합병원 47개 중 44곳이 모비케어를 사용한다. 작년부터는 대형건강검진센터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했다.

작년에는 입원환자 모니터링 서비스인 ‘씽크’도 내놨다. 씽크는 원격으로 입원환자의 생체신호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서비스다. 병원에서 일괄구매 형식으로 도입할 수도 있지만, 모비케어처럼 사용량 기반 구독서비스를 만들어 병원의 도입 부담을 덜 수 있게 했다. 이 대표는 “간호사가 체온과 혈압을 재러 다니는데, 의료대란 때 봤듯 인력이 부족하면 제대로 관리가 어렵다”며 “씽크는 입원환자의 생체신호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분석할 수 있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씽크는 한림대의료원을 비롯해 20여개 병원이 도입했고, 지금까지 600병상 정도가 활용하고 있다. 이 대표는 “올해 안에 3000병상까지 확대하려고 한다”며 “국내에만 70만 병상이 있기 때문에 시장은 얼마든지 확장할 수 있다”고 했다.

이영신 씨어스테크놀로지 대표는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의료계의 세콤'이 되겠다고 강조했다./조선비즈

사업 확장 가능…해외시장 진출도 본격화
이 대표는 모비케어와 씽크가 다양한 서비스로 연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해 심전도뿐만 아니라 산소포화도를 비롯해 다양한 생체신호를 진단할 수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수면 모니터링, 산부인과 난임 환자 배란 예측, 투석이나 갑상선 환자의 전해질 불균형 모니터링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런 확장이 가능한 건 씨어스테크놀로지의 기술이 단순한 심전계가 아니라 웨어러블 바이오센서와 AI를 바탕으로 다양한 생체신호를 진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기술을 입원 환자에게 적용한 것이 씽크다. 이 대표는 씽크를 확장하면 환자의 진료 전주기에 웨어러블 AI 진단과 모니터링이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런 모델을 ‘의료계의 세콤’이라는 말로 설명했다. 세콤이 원격으로 도둑을 감시하는 것처럼 씽크도 원격으로 환자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분석하겠다는 뜻이다. 이 대표는 “환자가 병원을 나서는 순간 아무런 케어를 받지 못한다”며 “우리는 병원과 의사를 대신해서 집에 있는 환자를 원격으로 모니터링해주겠다는 약속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집에 있는 환자도 마치 입원 환자처럼 실시간으로 이상 징후를 의료기관에 알려주고, 진료를 예약해주는 것이다.

이 대표는 씨어스테크놀로지의 강점이 AI 기술과 제조 역량을 모두 갖춘 점이라고 강조했다. 직접 센서와 진단기기를 만들기 때문에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만 하면 얼마든지 플랫폼 확장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씽크는 현재 바이탈 정도를 모니터링하지만 앞으로 타사 제품과 연동해 수액, 연속 혈당, 잔뇨 같은 지표도 모니터링할 수 있을 전망이다.

씨어스테크놀로지는 해외 진출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몽골, 홍콩, 카자흐스탄, 베트남, 태국 같은 아시아 국가에서는 이미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고, 미국과 아랍에미리트(UAE) 같은 지역에도 진출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의료기기는 해외 시장 진출이 매우 중요한데 그렇게 하려면 지식재산권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도 범부처사업단의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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