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수입 10년새 6배…ICT 10조원, 제약 부문 7조원
아일랜드에 있는 화이자 공장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지난해 아일랜드가 거둬들인 법인세에서 외국 소유 다국적 기업의 비중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아일랜드 세금관세청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법인세 세수는 281억 유로(45조5천억원)로, 그중 외국 소유 기업이 낸 세금은 88.2%인 248억 유로(40조2천억원)였다.
아일랜드의 전체 법인세 수입은 2014년 46억 유로(7조4천억원)와 비교해 10년 만에 6배로 늘었다. 다국적 기업이 낸 법인세 비중은 2022년 86.5%, 2023년 83.8%를 기록했다.
상위 10개 기업이 낸 법인세는 전체 법인세의 57.3%를 차지했다. 2023년 51.6%보다 높아졌고 2022년(57.4%)과 비슷한 수준이다. 앞서 2008∼2012년 아일랜드에서 상위 10개 기업의 법인세 비중은 24% 수준이었다.
아일랜드에서 대기업 법인세 비중이 커진 것은 약 10년 전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한 대형 다국적 기업이 아일랜드의 세제 혜택을 노리고 지식재산권(IP) 자산 상당 부분을 아일랜드에 배치, 높은 이윤을 냈기 때문이다.
아일랜드에는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ICT 기업이 IP 자산을 두거나 수익 상당 부분을 처리하며 화이자 등 10여 개 다국적 제약 대기업 공장도 있다.
부문별로 제약을 포함한 제조업(33.8%)과 정보통신기술(ICT·22.1%) 부문 기업의 법인세 비중이 가장 높았다.
지난 5년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것도 제조업 부문이었다. 제조업 부문에서 나온 법인세는 2019년 30억 유로(4조9천억원)였다가 지난해 95억 유로(15조4천억원)로 급증했는데, 그중 제약이 43억 유로(7조원)를 차지했다.
ICT 부문 법인세는 62억 유로(10조원)로 집계됐다.
이는 아일랜드의 공공 재정 건전성이 유럽에서 가장 높다는 뜻이지만 미국에 대한 의존이 높아 그만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조세 정책에 따른 위험에도 크게 노출돼 있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일랜드가 수십년간 존슨앤드존슨과 같은 미국 대기업을 낮은 법인세율로 유인했다면서 이를 관세를 통해 해결하겠다고 거듭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짚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