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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00일 인터뷰] 미 브라운대 브렛슈나이더 교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9일 필라델피아 이글스와 캔자스시티 치프스 간 NFL 슈퍼볼 59 경기를 앞두고 뉴올리언스의 해군 항공 기지 합동 예비군 기지에 도착한 뒤 에어포스 원에서 걸어 나오고 있다. 뉴올리언스/AP 연합뉴스

‘트럼프 2기’ 첫 100일은 대외적으론 ‘미국 우선주의’였지만, 국내적으로는 ‘대통령 우선주의’였다. ‘선출직 대통령은 어떤 견제도 받아선 안된다’는 일종의 ‘선출직 독재자론’으로 무장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부터 초법적 행정명령을 쏟아냈고 대학·시민단체·언론·로펌 등 정치적 반대자에 대한 노골적인 탄압을 지시했다. 의회 권한을 수시로 침범했고, 사법부 명령도 무시하고 있다. 미국이 ‘헌법적 위기에 봉착했다’는 위기감 팽배한 이유다.

미국 브라운대에서 헌법학과 정치이론을 가르치는 코리 브렛슈나이더 정치학 교수는 현재 미국 상태를 “행정부가 입법·사법부 권한을 탈취하는 교과서적인 ‘셀프 쿠데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책 ‘대통령과 국민: 민주주의를 위협한 다섯 지도자와 이를 지키려 싸운 시민들’을 통해 트럼프 2기의 위험성을 정확하게 예측해 주목받고 있는 브렛슈나이더 교수를 23일(현지시각) 전화로 인터뷰했다.

미국 브라운대에서 헌법학과 정치이론을 가르치는 코리 브렛슈나이더 정치학 교수가 23일 한겨레 전화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현재 미국 상태를 “행정부가 입법·사법부 권한을 탈취하는 교과서적인 ‘셀프 쿠데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책 ‘대통령과 국민: 민주주의를 위협한 다섯 지도자와 이를 지키려 싸운 시민들’을 통해 트럼프 2기의 위험성을 정확하게 예측해 주목받고 있다. 브렛슈나이더 교수 제공

“헌정 위기 초래한 역대 대통령 특징 다 가진 트럼프”

브렛슈나이더 교수는 ‘헌법적 위기’를 상징하는 사건으로 ‘가르시아 추방 사건’을 꼽았다. 미국에 합법적으로 체류하며 미국 시민권자인 아내와 함께 세 아이를 키우던 엘살바도르인 가르시아는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갱단 조직원’으로 분류된 뒤 사흘만에 엘살바도르 교도소로 추방됐다. 이후 행정부는 추방이 ‘행정적 오류’ 탓이었다고 인정했지만 ‘데려오라’는 연방 대법원의 결정을 무시하고 있다.

사법부 무시와 함께 외국인 학생 추방 및 대학 공격도 민주주의의 근본 원칙인 ‘표현의 자유’를 침해해 헌법적 위기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브렛슈나이더 교수는 “행정부가 ‘비시민권자는 표현의 자유를 가질 수 없다’며 컬럼비아대 학생 등 외국 학생을 추방하는 것은 민주사회의 가장 중요한 ‘언론의 자유’를 흔드는 행위”라며 “대통령을 비판하는 이들의 보금자리 역할을 하는 대학에 대한 공격도 같은 이유로 위험하다”라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을 ‘셀프 쿠데타가 시도 중인 상황’이라고 정의한 브렛슈나이더 교수는 “행정부가 법원 명령을 무시하는 것, 부처 신설·예산 배정 등 의회의 권한을 침범하는 것 등에 비춰보면 이렇게 진단하기에 충분하다”라고 말했다.

브렛슈나이더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독특한 대통령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존 애덤스 대통령의 반대 의견에 대한 적대감, 우드로 윌슨 대통령의 민족주의와 인종차별, 리처드 닉슨 대통의 편집증 등 헌정을 위협했던 역대 대통령들의 나쁜 요소를 다 갖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헌정을 위협했던 과거 대통령들은 권력을 잃은 뒤 사라졌지만 트럼프만이 되돌아왔다는 점도 다른 점이다. 미국 국민은 투표로 그를 몰아냈지만, 의회는 탄핵에, 법원은 사법적 단죄에 실패하면서 그의 복귀를 가능하게 했다고 그는 지적했다.

“‘장전된 총’ 대통령 폭주, 시스템 아닌 시민만이 막을 수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대통령관’은 그의 통치술을 읽는 핵심 열쇠다. 그는 ‘ 선출됐으므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말한다. 헌법이 아니라 선거가 대통령에게 특별한 권위를 부여한다고 보는 관점이다. 브렛슈나이더 교수는 “닉슨 대통령도 비슷했지만 트럼프가 더 극단적”이라고 평가했다.

대통령을 ‘장전된 총’이라고 묘사한 브렛슈나이더 교수는 “대통령이 선의로 행동하지 않을 경우 시스템이 이를 막지 못할 것이라는 건국 초기 역사가들의 예언은 정확했다. 그러나 그들이 예측하지 못했던 것은 시민이 비폭력적 방식으로 저항해 헌법 회복 방법을 찾아낸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스템의 견제보다 효과적인 것은 시민들이 헌법을 지키기 위해 직접 목소리를 내는 것이고, 그럴 때 위기가 진정 회복된다”라고 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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