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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무상교체 첫날부터 혼란
온라인 예약 시스템은 12만명 대기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은 90시간
통신사 갈아타기… 가입자 이탈행렬
해킹 공격으로 가입자 유심(USIM) 정보를 탈취당한 SK텔레콤이 28일부터 유심 무상 교체 서비스를 시작한 가운데 서울 종로구 SK텔레콤 대리점을 찾은 고객들이 순서를 기다리며 줄을 길게 서 있다. 최현규 기자

28일 오전 10시 서울 광진구의 한 SK텔레콤 대리점 앞.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이날부터 진행되는 유심 무료 교체 서비스를 받기 위해 줄을 섰다. 재고 부족을 우려해 교체 첫날 일찍 매장을 방문한 사람들이었다. 세종대학교에 재학 중인 이모(26)씨는 “동기들이 오전 강의가 끝난 뒤 점심시간에 바꾸자고 했지만 그때는 직장인들이 몰릴 것 같아 지금 교체하고 학교에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기 줄에는 고령의 고객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대기 시간이 길어져 앉아 있을 공간이 마땅치 않자 지팡이에 기대 힘겹게 서 있거나 다시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38년 동안 화양동에서만 거주한 이성목(74)씨는 “TV를 보니 SK텔레콤 고객들의 개인정보가 위험하다고 해서 일단 대리점으로 왔는데 어떤 사고가 어떻게 났다는 건지 이해는 못 하겠다”고 말했다.

일부 이용자는 대리점 문 앞에 공지된 ‘유심 재고 50개입니다. 유심보호서비스 가입 권유 드립니다’ 문구를 보고 영업 사원에게 불만을 토로하며 언성을 높였다. 대리점 인근에서 자영업을 하는 신모(45)씨는 “바쁜 와중에 식당 문을 닫고 급하게 방문했는데 유심 재고가 겨우 50개라고 하니 황당하다”면서 “고객들이 헛걸음하지 않게 매장별 재고 안내부터 제대로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부터 SK텔레콤은 전국 T월드 매장 2600여곳에서 유심 무료 교체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SK텔레콤이 현재 보유한 유심 수는 전체 가입자 수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약 100만개 뿐이다. 회사는 다음 달 말까지 약 500만개의 유심을 추가로 확보하고, 고객 수요에 따라 유심을 계속 마련해두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SK텔레콤 가입자와 이 회사의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가입자가 약 2500만명에 달해 재고 부족에 따른 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유심 교체로 인한 매장 혼잡 등을 막기 위해 온라인 예약 시스템을 열었다. 해당 시스템은 검색 포털이나 T월드 홈페이지 배너를 통해 접속한 뒤 유심 교체 예약을 진행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고객이 유심 교체 희망 매장을 선택하면 매장에서 신청자들에게 연락을 주는 구조다. 하지만 예약 시스템 운영 첫날부터 대기자가 12만명을 넘어서며 접속 장애가 발생했고, 예약 신청에 성공하더라도 매장이 유심 재고를 확보해야만 교체가 가능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고객들 사이에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SK텔레콤이 유심 교체의 대안으로 권유하고 있는 유심보호서비스 가입 역시 접속 지연이 계속되면서 고객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서울 성동구의 한 SK텔레콤 대리점 직원들은 이른 오전부터 유심 재고가 바닥나자 유심을 교체하지 못한 고객들에게 해당 서비스를 안내했다. 고객들은 직원들의 설명을 듣고 T월드 앱을 통해 서비스 가입을 시도했지만 오후12시 기준 접속 대기 인원은 33만명, 예상 대기 시간은 90시간이었다.

지난 18일 사이버 침해가 발생한 이후 온·오프라인에서 유심 교체 및 보호서비스에 대한 혼란이 지속하고,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SK텔레콤 가입자 이탈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이날 정보통신(IT) 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SK텔레콤 가입자 1665명이 다른 통신사로 이동했다. KT로 이동한 가입자는 1280명, LG유플러스로 이동한 가입자는 385명으로 집계됐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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