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최종 대선 후보 선출 앞두고
2002년 대선 '노무현 정신' 소환
2002년 대선 '노무현 정신' 소환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출마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27일서울 마포구 홍대를 찾아 현장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6·3 대선 경선에 출마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2002년 대선에서의 노무현처럼 국민만 보고 가겠다"며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홍 전 시장은 28일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2002년 대선 때) 당 후보가 되고도 당내 기득권 세력의 저항으로 정몽준 후보와의 단일화에 응했던 노무현처럼, '이회창 대세론' 속에서 나 홀로 분전(奮戰)했던 노무현처럼, 묵묵히 내 길만 가겠다"고 밝혔다. 이른바 '노무현 정신'을 소환한 것이다.
2002년 제16대 대선 당시 새천년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선출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자신을 선호하지 않는 당내 주류 세력의 압박이 거세지자, 국민통합21 소속 정몽준 후보와의 단일화를 전격 수용했다. 비(非)노무현 진영의 바람과는 달리, 노 전 대통령은 단일화 승부에서 이겼다. 그리고 여세를 몰아 당초 지지율에서 크게 앞서 있던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후보를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홍 전 시장은 본인을 23년 전 '대역전승'의 주인공 노 전 대통령에 빗대며 21대 대선 승리의 자신감을 드러냈다. 최근 '출마설'이 도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16대 대선에서 노 전 대통령의 단일화 상대였던 정몽준 후보에, 현재로선 압도적인 지지율 선두인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과거 '대세론'에도 결국 패배했던 이회창 후보에 각각 비유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경선 경쟁자들에 대한 저격 발언도 잊지 않았다. 홍 전 시장은 "나는 2002년 '노무현 대선'을 꿈꾸는데 다른 사람들은 2007년 '정동영 대선'을 하는 것 같다"고 썼다.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의 17대 대선 경선 과정에서 '친(親)노무현'(이해찬·한명숙·유시민) 진영과 '비노'(손학규·정동영) 진영은 경선 규칙 등을 둘러싸고 진흙탕 싸움을 했다. 현재 후보들 간 인신공격을 비롯해 감정싸움으로 치달으며 과열 양상을 보이는 국민의힘 경선 분위기를 조준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은 2차 경선에 진출한 후보 4명(김문수·안철수·한동훈·홍준표)을 상대로 27일부터 이틀간 당원 투표(50%)와 국민 여론조사(50%)를 실시한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면 29일 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다. 그렇지 않을 경우엔 1·2위 결선 투표를 통해 다음 달 3일 최종 후보가 정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