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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오후 울산광역시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영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 후보가 연설을 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6두품에서 성골로, 변방에서 유일무이한 중심으로’.

27일 압도적 지지 속에 더불어민주당의 21대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재명(62) 후보는 처음 대선에 도전한 2017년 이후 정치적 부침을 거듭했다. 그러나 위기마다 기사회생하며 ‘반전의 정치’를 이어왔다. 스스로 “출신이 비천하다”(2021년 12월4일)고 말할 정도로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다. 사법고시에 합격해 변호사가 된 뒤 정치에 뛰어든 그는 민주당 안에서도 줄곧 ‘언더도그’로 꼽혔다. 이랬던 그가 경기 성남시장으로 선출 공직에 뛰어든 지 15년 만에 170석 민주당의 대체 불가능한 1위 주자로 우뚝 섰다.

“나는 겁이 없다. 날 때부터 강심장이어서가 아니라 인생의 밑바닥에서 기어 올라왔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자서전 ‘함께 가는 길은 외롭지 않습니다’(위즈덤하우스) 첫머리에서 자신의 삶을 이렇게 회고한다. “흙수저도 아닌 무수저”, “비주류였고 아웃사이더였으며 변방이었다”는 그는 경북 안동의 산골마을에서 7남매의 넷째로 태어나 12살에 성남공단에서 소년공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중고교를 모두 검정고시로 수료하고 중앙대 법학과에 진학해 인권 변호사가 되기까지 그에겐 기댈 언덕이 없었다.

이 후보의 도전은 주류와의 부단한 투쟁이었다. 성남 지역운동 경험을 밑바탕 삼아 정치에 입문한 뒤 성남시장을 연임하는 동안에도 그는 ‘무상 산후조리원’, ‘무상 교복’ 등 무상 시리즈 정책으로 보수 정권의 견제를 받았다. 당내에서도 철저히 비주류였다. 성남시장 임기 8년을 마무리한 이 후보는 대선 이듬해인 2018년 지방선거에서 문재인 정권의 핵심 실세인 전해철 전 의원을 당내 경선에서 꺾고 본선에 진출해 경기지사에 당선됐다. 이후 이 후보가 22대 총선에서 승리해 명실상부한 당내 최대주주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친노무현·친문재인 등 당내 주류 세력을 상대로 벌인 처절한 인정투쟁이었다.


3년 전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0.73%포인트 차로 패배한 뒤 그는 안에선 당내 주류 권력과 싸우는 동시에 밖에선 ‘윤석열 검찰’과 사투를 벌였다. 윤석열 정권 3년 임기 내내 먼지털기식 수사와 재판으로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들까지 벼랑 끝에 내몰리는 경험을 여러차례 했다. 지난 11일 캠프 인사들과 처음 모인 자리에서도 “이제 여러분은 사선에 선 표적이 됐다”고 경고했을 정도다.

하지만 사선에 설 때마다 이 후보는 반전을 만들어냈다. 2020년 형의 강제입원과 관련한 허위사실 공표 혐의 재판에선 대법원의 파기환송으로 기사회생했고, 지난달 26일에는 서울고등법원이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받은 공직선거법 항소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하며 그의 정치생명을 되살렸다. 정치권 논리대로 ‘운칠기삼’은 아니었다. 박지원 의원식으로 말하면 “운구기구”(운도 아홉, 기도 아홉)였다. 2023년 소속 의원 일부가 동조해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의 체포동의안을 가결시켰을 때 이 후보는 단식투쟁으로 맞섰고, 결과는 구속영장 기각이었다. 2024년 총선에서 그는 171석 당선이라는 압도적 승리를 이끌었다.

“동지 여러분, 울지 마십시오. 우리가 이렇게 헤어지지만 가정으로, 직장으로, 마을로 돌아가서 우리가 가진 그 커다란 꿈, 우리 국민들이 바라는 새로운 세상에 대한 꿈을 다시 키워서 되돌아옵시다.” 2017년 4월3일 ‘성남시장 이재명’이 대선 경선에서 3등을 한 뒤 지지자들 앞에서 이렇게 패배 연설을 했을 때, 8년 뒤 그가 어떤 민주당 대선 후보도 받아본 적 없는 득표율로 본선에 오를 거라고 생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이제 꿈을 키워 돌아온 그가 다시 링 위에 섰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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