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오성홍기와 미국 성조기./조선DB
중국이 미·중 관세전쟁 카드로 내놓은 핵심 광물 수출 통제 조치가 미국 무기 공급망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7일(현지 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 국방 조달 정보업체 고비니 연구진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이 장악하고 있는 안티모니, 갈륨, 게르마늄, 텅스텐, 텔루륨 등 주요 광물로 제작된 무기 부품 8만여 개를 식별한 결과, 미국 내 모든 무기 시스템 중 약 78%가 잠재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중국의 핵심 광물 수출 통제는 미국이 무기 시스템 필수 부품에서 중국에 구조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2023년 7월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 통제를 시작으로, 지난해 2월 텅스텐과 텔루륨, 8월에는 안티모니를 통제 대상으로 추가하며 통제 범위를 점차 확대해 왔다.
고비니 연구진은 특히 이 광물들이 미국 해병대 무기의 61.7%, 해군 무기의 91.6%에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지난 15년간 이들 5대 광물의 무기 시스템 내 사용량은 연평균 23.2%씩 증가해 왔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F-35 전투기의 미사일 경보 시스템에는 안티모니가 사용되고, AN/SPY-6 레이더에는 갈륨, 핵 탐지 시스템과 대전차 무기 ‘재블린’의 적외선 광학 장치에는 게르마늄이 필수다. 또, 장갑 관통용 대전차탄에는 텅스텐, RQ-21 블랙잭 드론의 열전발전기에는 텔루륨이 활용된다.
보고서는 미국 무기 체계 약 1900종의 생산 과정을 분석한 결과, 상당수 부품의 공급망이 중국과 깊게 연결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게르마늄이 쓰이는 부품의 82.4%, 텔루륨이 사용되는 경우의 91.2%가 중국과 연관돼 있었으며, 안티모니의 경우에도 단 19%만이 중국 외 지역에서 조달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중국산 정제 안티모니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미국 방산 공급망을 정치·경제적 위험에 노출시키고, 무기 시스템 비용 상승과 생산 지연을 초래할 수 있다”며 “국내 생산 기반 강화와 전략적 비축 확대를 통해 대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