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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예약시스템 마비···10만 명 접속 대기
오전부터 곳곳서 매장 앞 '오픈런'···다수 허탕
SK텔레콤이 유심 고객정보 해킹 사고로 관련 유심 무료 교체 서비스에 나선 28일 서울 시내 한 SKT T월드 매장 앞에 유심을 교체하려는 고객들이 줄을 서 있다. 장형임기자

[서울경제]

“이게 무슨 줄이에요? 휴대폰 새 기종 출시됐나요?”

“지금 제 순번이 몇 번인지도 모르겠고…혹시나 하는 마음에 기다리고 있어요.”

해킹 공격으로 가입자 유심(USIM) 정보가 탈취된 SK텔레콤이 28일 유심 무상 교체를 시작한 가운데 이날 오전부터 서울 내 T월드 매장 곳곳에서 재고 부족으로 인한 혼란이 발생했다.

이날 오전 9시 30분께 서울경제신문이 방문한 서울 송파구 소재 A 직영점 앞에는 이미 70여 명 가까이 되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매장이 지하철역 근처에 위치한 탓에 매장 앞을 지나던 일부 시민들이 깜짝 놀라 “이게 무슨 줄이냐. 아이폰 신기종이라도 나온 거냐”, “지하철에 문제가 생겼냐”고 묻기도 했다.

하지만 줄을 선 이들 중 절반 이상은 빈손으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해당 매장에 들어온 유심 재고가 30개뿐이었기 때문이다. 오전 8시부터 줄을 섰다는 70대 김 모씨는 "순번표 30번대를 받았는데 우리 거의 바로 뒤에서 순번표가 끝났다"면서 "30년 넘게 온 가족이 SKT 가입자였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불안해져서 통신사를 옮기고 싶다. 대기업이라 믿었는데 이런 일을 겪어서 열불이 난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소재 한 SKT T월드 매장 앞에 유심교체 안내문이 붙어있다. 장형임기자


다른 매장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B직영점 앞에는 오전 10시 10분 기준 120명 가까이 되는 시민들이 몰렸지만, 이 매장이 보유한 유심 재고는 40개에 불과했다. 문제는 매장 직원들이 모두 내부 고객 응대에 매달린 탓에 외부 대기줄에 재고 수량에 대한 안내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뙤약볕 아래서 하염없이 기다리는 이들이 다수였다는 점이다.

한 매장 직원이 나와 “40번째 고객 뒤로는 줄을 서도 의미가 없다”고 안내하자 몇몇 사람들이 “장난하냐, 그걸 왜 이제서야 알려주냐”며 소리를 치고 직원이 “저희도 힘들다. 지금 이게 최선이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이날 40번대 내 순번에 든 임 모(45)씨는 “회사 공보직을 맡고 있어 휴대폰에 민감한 정보가 많은 탓에 귀찮지만 어쩔 수 없이 교체를 하러 나왔다”며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잠깐 나왔는데 온라인 예약 사이트가 먹통이라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또 다른 SKT 고객 강 모(40대)씨는 “강남 한복판에 있고 직장인들도 많이 오는 매장인데 하루에 재고가 40~100개가 최대라는 게 말이 되냐. 첫날이라 사람이 몰릴 것을 예상하고 매장마다 주말 사이 재고를 충분히 확보하도록 조치를 취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본사 측의 준비 미비를 지적하기도 했다.

28일 오전 11시께 SKT 온라인 유심교체 예약 시스템 현황. 채민석기자


한편 이날 취재진이 방문한 매장 대부분은 온라인 예약 시스템을 활용하지 못하고 현장 방문 순으로 유심 교체를 진행하는 모습이었다. 앞서 SK텔레콤은 "교체 서비스 시행 첫날부터 매장에 일시에 몰릴 경우 현장에서 큰 불편이 예상된다"며 온라인 예약 시스템을 적극 활용해달라고 당부했지만 해당 예약 사이트에 접속자가 몰리며 먹통이 됐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8시께 6만 명대였던 사이트 대기자 수는 오전 10시가 넘어가자 12만 명 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날 선릉역 인근 T월드 매장 직원 C씨는 “온라인 예약의 의미가 없어서 직접 방문한 분들에게 순서대로 교체해주고 있다”며 “오늘 오후 중에 유심 추가 주문을 넣어놨지만 정확히 몇 시까지 올지 몰라서 안내를 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SK텔레콤은 유심 현장 교체 시 신분증과 예약 확인 문자를 대조해 가입자 본인에게 새로운 유심을 전달할 계획이다. 교체 날짜 안내는 예약 순서대로 문자를 통해 고지된다. 또 유심 교체 예약 시스템 대기 화면을 유심 불법 복제를 예방하는 유심 보호 서비스 가입 링크와 연결했다며 유심 보호 서비스 활용에도 적극 나설 것을 독려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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