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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 카메라의 함축적인 표현 기술이 꽃을 돋보이게 한다. 김성주 제공

매일 걷던 길이 하루하루 봄빛으로 물든다. 소풍 나온 사람들로 공원과 산책로는 연일 북새통을 이루고, 이에 질세라 전국 각지에서 축제 소식이 들려온다. 때 되면 돌아오는 계절이지만 맞는 마음은 사계절 공평할 리 없다. 쏟아지는 벚꽃 비와 색색의 꽃들 앞에 모인 사람들의 표정을 보면 알 수 있다. 마치 생애 첫봄을 맞는 아이처럼 환희에 차 있다. 올해 대한민국의 봄맞이는 여느 해보다 떠들썩하다. 개화일이 앞당겨진 덕일까, 겨울이 유난히 혹독했기 때문일까.

봄을 대표하는 피사체는 단연 꽃이다. 형태와 색의 아름다움도 아름다움이거니와 종류도 다양해서 촬영 욕구를 끊임없이 불러일으킨다. 꽃 촬영 애호가들 사이에는 피고 지는 꽃을 순서대로 쫓다 보면 어느새 여름이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다행히 우리 손에 있는 스마트폰 카메라는 전문가용 카메라 못지않은 성능을 갖췄다. 꽃 사진 찍을 때 사진의 밝기는 카메라의 자동 설정보다 밝게 조절하기를 권한다. 화창한 날에는 주 피사체인 꽃보다 배경인 하늘과 주변 풍경이 밝을 때가 많다. 이때 사진은 실제보다 어둡게 촬영된다. 역광에서 촬영할 때 인물이 까맣게 찍히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이를 보정하는 방법에는 세가지가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 기능 중에 ‘인물사진’을 활용하면 근사한 꽃 사진이 완성된다. 김성주 제공

첫번째는 촬영 화면에 표시된 꽃을 터치하는 것이다. 노출 설정의 기준이 화면 전체에서 터치한 영역으로 바뀌면서 꽃의 적정 밝기가 표시된다. 두번째는 ‘화면 쓸기’다. 터치 후 해(☀) 아이콘이 표시되었을 때 손가락으로 화면을 좌우(삼성 갤럭시), 상하(애플 아이폰)로 쓸어 넘기면 밝기가 변경된다. 세번째는 프로 모드의 노출 보정 기능이다.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은 프로 모드에서 +/- 또는 이브이(EV) 옵션, 애플 아이폰은 촬영 화면 좌측 상단의 노출 조절 아이콘을 선택해 -2.0부터 +2.0 사이의 값을 지정할 수 있다. 애플 아이폰은 일부 프로 기종에서 해당 기능을 지원한다.

스마트폰 카메라 기능 중에 색보정 기능을 활용하면 근사한 꽃 사진이 완성된다. 김성주 제공

배경 흐림 효과가 더해지는 인물 사진 기능을 활용하면 꽃이 돋보이는 사진을 만들 수 있다. 카메라를 망원으로 전환해 주목도를 극대화할 수도 있다. 촬영 화면 아래 표시된 숫자 중에서 2x, 5x 등으로 표기된 아이콘을 터치하면 화면이 확대되고 배경 흐림 효과도 커진다. 망원 카메라가 탑재되지 않은 스마트폰에서는 광각(1x) 카메라로 촬영한 뒤 편집 메뉴에서 이미지 주변부를 잘라내는 방식으로 유사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접사 기능을 사용하면 꽃송이 속 ‘작은 정원’을 엿볼 수 있다. 접사 촬영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은 피사체와의 거리가 가까워지면 자동으로 접사 기능이 실행된다. 일부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은 ‘더보기-접사(매크로)’를 선택해야 한다. 촬영 거리는 기종마다 다르지만 3~5㎝ 안팎으로 매우 짧고 결과물은 기대를 뛰어넘는다. 꽃잎의 질감과 암술의 모양 등 맨눈으로 잘 볼 수 없는 것들이 생생하게 담긴다. 주의할 점은 접사 촬영에 사용되는 초광각(0.5x 또는 0.6x) 카메라의 화질이 광각(1x) 카메라보다 떨어진다는 것이다. 빛이 부족한 실내나 야간 촬영에서 그 차이가 더 크게 벌어진다.

접사 기능을 사용하면 꽃송이 속 ‘작은 정원’을 엿볼 수 있다. 김성주 제공

꽃의 색을 다채롭게 표현하고 싶다면 색 보정을 시도해보자. 이미지 편집기의 조절 메뉴에서 색온도(따뜻함), 틴트(색조) 옵션을 사용하면 된다. 색온도는 광원의 색을 절대온도인 켈빈(K)으로 표시한 값을 말한다. 빛의 따뜻함이나 차가움을 드러낸다. 이 기능을 사용하면 사진의 분위기를 따뜻하거나 차갑게 바꾼다. 틴트 값을 조절하면 사진 속 녹색 또는 붉은색이 강조된다. 두 옵션의 조합에 따라 꽃의 색을 실제와 같게 교정할 수도, 만화 속 장면처럼 연출할 수도 있다. 채도 값을 높게 설정하면 꽃의 색이 선명해진다.

꽃 사진 짹는 데 알아야 하는 스마트폰 기능들. 김성주 제공

‘어떤 것을 즐겨 촬영하느냐’는 질문에 많은 수강생이 풍경, 인물 다음으로 꽃을 꼽는다. 그만큼 잘 찍고 싶은 열망도 크다. 노출부터 부가 기능, 후보정까지 해야 할 일들이 많지만 봄에만 누릴 수 있는 이 행복을 만끽한다는 마음으로 촬영에 임해보면 어떨까. 머지않아 빛나는 봄날의 추억으로 보상받을 것이다.

김성주 사진가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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