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 당국 산불 대응 2단계 격상, 소방당국도 국가 소방동원령 내려
26일 오후 산불이 발생한 강원 인제군 상남면 하남리 야산에 헬기가 투입돼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오후 1시 18분쯤 강원 인제 상남면 하남리 인근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확산하면서 인제·양양주민 370여 명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안전지대로 대피했다.
산림·소방 당국은 이날 헬기 32대와 진화 차량 100대, 인력 500여 명을 투입해 산불 진화에 총력을 다 했으나 일몰 전 주불을 잡지 못한 채 야간산불 진화 체제에 돌입했다.
이날 오후 7시 기준 진화율은 93%다.
산불 영향구역은 60여 ㏊로 추정된다.
산불 현장에는 최대 순간 풍속이 초속 4~12m에 이르는 남서풍이 불어 진화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일몰과 동시에 산불 현장에 투입됐던 헬기는 모두 철수했다.
이에 따라 산림·소방당국은 인력을 동원해 불길이 민가 시설물 주변으로 확산하는 것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앞서 산림 당국은 이날 오후 4시 45분을 기해 산불 대응 단계를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했다.
산불 2단계는 예상되는 피해 면적이 50∼100㏊ 미만일 때 발령된다.
소방당국도 조속한 산불 진화를 위해 국가 소방동원령을 내려 서울, 경기, 충북 등 타·시도 펌프·탱크 차량 등 25대를 양양 남대천 둔치로 집결하도록 조치했다.
또 서울·양양고속도로 내린천휴게소에 강원 영서 지역의 진화 차량 23대를 배치해 인근 지역의 산불 진화에 대응하고 있다.
인제군은 이날 오후 3시 39분 재난 문자를 통해 산불 인근 주민들에게 기린실내체육관. 기린면 행정복지센터 등으로 대피할 것을 안내했다. 이후 인제지역 주민 243명이 기린실내체육관으로 대피했다.
양양군도 이날 오후 7시 18분 서면 지역 19개 마을 주민에게 재난 문자를 보내 해당 마을 회관과 국민체육센터로 각각 대피하도록 안내했다. 이날 오후 9시까지 양양 주민은 129명이 대피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근 속초시와 고성군도 산불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한국도로공사는 서울·양양고속도로 내촌IC∼양양 JCT 양방향 통행을 차단하고, 차량을 국도 31호선으로 우회 조치하고 있다. 이로 인해 서울·양양고속도로와 인근 국도는 온종일 극심한 지·정체를 빚었다.
산림 당국은 오는 27일 일출에 맞춰 산불 현장에 다시 헬기를 투입할 예정이다.
산림청은 “가용한 지상 진화인력과 장비를 모두 동원해 야간산불 체제로 전환했다”라며 “인명·재산 피해가 없도록 안전에 주의를 기울이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