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 주석과 대화" 발언 직후
주미 대사관 "관세 협의 없었다" 부정
"협박 및 고율 관세 철폐 먼저" 압박도
주미 대사관 "관세 협의 없었다" 부정
"협박 및 고율 관세 철폐 먼저" 압박도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9년 일본 오사카에서 만나 서로를 등진 채 이동하고 있다. 오사카=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관세 문제 관련 협상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여러 차례 대화했다"고 주장했던 발언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미국과 중국 양측이 '누가 먼저 협상을 요청하느냐'는 문제를 두고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는 "시진핑이 먼저 전화" 주장
26일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주미국 중국 대사관 대변인은 이날 '미중 간 관세 협상이 이뤄지고 있다는 트럼프 행정부 주장이 사실이냐'고 묻는 질문을 받고 "순전히 대중을 오도하는 발언"이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대변인은 "중미 양측은 관세 문제에 대해 협의하거나 협상하지 않았으며, 합의에 도달한 것은 더더욱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 주장과 완전히 엇갈리는 발언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시 주석과 대화했느냐'는 질문을 받고 "여러 차례"라고 답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이날 공개한 인터뷰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주미 중국 대사관이 '먼저 대화 요청을 하기는커녕 아무런 협의가 없었다'고 반박한 것이다.
미국 성조기와 중국 오성홍기. AP 연합뉴스
"각자 조건 기반으로 협상 개시 원해"
중국을 겨냥한 위협과 일방적인 초고율 관세 부과가 중단돼야 대화가 가능하다는 입장도 내놨다. 대변인은 "미국이 진정 대화와 협상을 원한다면 위협·협박을 중단하고 모든 대(對)중국 관세 조치를 완전히 철폐해야 한다"며 "중국과 평등과 존중, 호혜를 토대로 대화하라"고 강조했다.
강경한 중국 측 태도는 결국 트럼프 행정부 압박에 굽히지 않아도 미중 관세전쟁을 견딜 수 있다는 자신감에 기반한 것으로 해석된다. 에스와 프라사드 미국 코넬대 교수는 미국 뉴욕타임스에 "미국과 중국 모두 협상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각자의 조건'으로 협상을 개시하기 원한다"며 "중국 관리들은 무역 전쟁을 완강하게 버티면 결국 '트럼프 팀'이 자신들을 찾아올 것이라고 믿고 있는 듯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