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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한용 선임기자의 정치 막전막후 585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4월 26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어대명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차피 대선 후보는 이재명’이라는 뜻입니다. 구대명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90% 득표율로 대선 후보는 이재명’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어대명을 ‘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으로 해석해야 할 것 같습니다. 최근 쏟아지는 모든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전 대표가 압도적인 격차로 앞서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히 ‘이재명 대세론’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를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한국갤럽 조사의 장점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조사를 정례적으로 하기 때문에 과거의 수치와 비교해 흐름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둘째, 월 단위로 데이터를 통합하면 표본 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지역별, 연령별 여론과 추이를 안정적으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25일 발표한 한국갤럽 4월 넷째 주 정례 조사에서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는 이재명 38%, 한동훈 8%, 홍준표 7%, 한덕수 김문수 6%, 이준석 안철수 2%, 이낙연 조국 김동연 1% 순이었습니다.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누리집 참고)

이재명 전 대표는 2022년 대선 패배 이후 2022년 6월 둘째 주 선호도가 15%였습니다. 2022년 9월 첫째 주부터 20%대로 올라섰고, 2024년 12월 셋째 주부터 30%대로 올라섰습니다. 현재의 선호도 38%는 매우 오랫동안 서서히 다져진 탄탄한 기반이라는 의미입니다.

다른 주자들은 어떨까요? 한동훈 전 대표는 법무부 장관이던 2022년 6월 둘째 주 4%에서 출발해 2024년 총선 직전인 3월 첫째 주에 24%로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12·3 비상계엄 뒤에는 배신자 프레임으로 4%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8%로 약간 회복세입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2022년 6월 둘째 주 5%였습니다. 그 이후 바닥세를 면하지 못하다가 최근 7%로 약간 만회한 상태입니다. 김문수 전 장관은 2025년 2월 둘째 주 12%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계속 하락세입니다.


4월 통합 자료로 지역별, 연령별 선호도를 살펴보겠습니다. 4월 통합 자료에서 전체 선호도는 이재명 37%, 김문수 8%, 홍준표 한동훈 6%, 한덕수 4%, 이준석 2%, 오세훈 안철수 이낙연 1% 순입니다.

이재명 전 대표는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다른 정치인들을 크게 앞서고 있습니다. 대구·경북은 이재명 21%, 홍준표 12%, 김문수 11%, 한동훈 8%, 한덕수 6%, 이준석 4% 순입니다. 부산·울산·경남은 이재명 28%, 김문수 홍준표 9%, 한동훈 한덕수 5%, 이준석 1% 순입니다.

연령별로 보면 이재명 전 대표는 40대 52%, 50대 51%로 40~50대에서 강세입니다. 반면에 남성 18~29세는 12%로 매우 낮습니다.

김문수 전 장관은 남성 70대 이상에서 26%로 상대적 강세입니다. 홍준표 전 시장은 남성 18~29세 18%, 남성 30대 13%로 상대적 강세입니다. 한동훈 전 대표는 여성 60대 12%, 여성 70대 이상 14%로 여성 고연령층에서 상대적 강세입니다. 재미있지요?


국민의힘 의원들이나 보수 성향 논객들은 “이재명은 비호감도가 높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사실일까요? 한국갤럽 데이터를 보면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25일 발표한 정례조사에서 대선 주자 인물별 ‘대통령감 인식’을 물었습니다. 응답자들에게 ‘대통령감으로 적극 지지한다’, ‘지지 의향 있다’, ‘지지 의향 없다’, ‘절대 지지하지 않는다’ 네 가지 중 하나를 고르도록 했습니다. ‘적극 지지’와 ‘지지 의향’을 합쳐서 ‘지지’로, ‘지지 의향 없다’와 ‘절대 지지하지 않는다’를 합쳐서 ‘반대’로 정리하면 이런 결과가 나옵니다.

이재명 : 지지 46%, 반대 49%

한덕수 : 지지 28%, 반대 62%

홍준표 : 지지 25%, 반대 69%

김문수 : 지지 24%, 반대 66%

한동훈 : 지지 22%, 반대 71%

이준석 : 지지 17%, 반대 73%
어떻습니까? ‘반대’를 비호감도라고 본다면 이재명 전 대표의 비호감도가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다른 주자들의 비호감도가 훨씬 높습니다.

이재명 대세론은 여론조사 수치에 의해서만 입증되는 것은 아닙니다. 매우 유력한 두 가지 근거가 더 있습니다.

첫째, 국민의힘입니다.

국민의힘 경선 주자들은 모두 ‘이재명 불가론’을 외치고 있습니다. 2002년 대선을 앞두고 이회창 대세론이 형성되자 새천년민주당 대선주자들이 일제히 이회창 불가론을 외치던 모습과 똑같습니다.

국민의힘은 그것도 모자라서 과도기 국정을 이끄는 한덕수 권한대행을 대선주자로 차출해야 한다는 ‘한덕수 차출론’, 한덕수 총리와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을 끌어들여 반이재명 후보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빅텐트론’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수십 년 집권 경험이 있는 이른바 보수 정당이 정말 이렇게까지 막 나가도 되는지 묻고 싶습니다.

빅텐트론은 2002년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 사례를 벤치마킹하겠다는 것입니다. 잘 될까요?

후보 단일화의 시너지 효과는 후보들의 지지 기반이 다를 때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한덕수 권한대행이나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의 지지 기반은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한덕수 권한대행이 전북 출신이기 때문에 호남에서 그를 지지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망상입니다.

최근 여러 여론조사 가상대결을 보면 국민의힘 후보로 김문수 홍준표 한동훈 안철수 중에 누가 나서든 이재명 전 대표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후보 대신에 한덕수 권한대행을 넣어도 마찬가지입니다.

둘째, 대법원입니다.

대법원은 최고법원입니다. 대법원이 이재명 전 대표 선거법 위반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한 것은 이재명 전 대표의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취한 조처라고 보는 게 상식적입니다.

6월 3일 대통령 선거 전까지 대법원이 내릴 수 있는 조처는 상고기각, 파기환송, 파기자판 세 가지입니다. 만약 6월 3일까지 판단을 내리지 못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대통령 불소추특권을 규정한 헌법 84조 해석에 따라 달라집니다.

‘진행 중인 재판도 해당한다’고 해석하면 공소기각을 선고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현직 대통령이라도 재판을 계속해야 합니다. 대통령 재임 동안 재판을 중단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경우든 대법원이 결정하고, 국민에게 설명해야 합니다.

6·3 대선은 2017년 5·9 대선과 닮았습니다. 데자뷔입니다. 대통령 파면의 반사이익으로 이전 대선에서 아슬아슬하게 낙선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습니다. 2017년 대선 전 여론은 어땠을까요?

5·9 대선을 지금처럼 40일 정도 앞둔 2017년 3월 다섯째 주 한국갤럽 정례조사에서 대선 후보 지지도는 문재인 31%, 안철수 19%, 안희정 14%, 이재명 8%, 홍준표 4%, 김진태 3%, 유승민 2%, 심상정 1% 순이었습니다. 5·9 대선 실제 득표율은 문재인 41.08%, 홍준표 24.03%, 안철수 21.41%, 유승민 6.76%, 심상정 6.17%였습니다.

홍준표 후보가 2위까지 치고 올라간 것이 특이하긴 하지만 문재인 후보를 꺾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이번에도 누구든 2위를 차지할 수는 있어도 이재명 전 대표를 꺾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이번 대선도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최근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올렸습니다.

“참 팔자도 기구하네요. 탄핵 대선을 두 번이나 치르는 팔자가 되었네요. 박근혜 탄핵 대선 때 최악의 조건 하에서 치렀고, 이번에는 윤석열 탄핵 대선으로 최악의 조건 하에 또 치르게 되었네요.”

저는 홍준표 전 시장을 보면 1982년 프로야구 원년에 꼴찌를 했던 삼미슈퍼스타즈의 감사용 투수가 생각납니다. 감사용 투수는 열심히 노력했지만 결국 사람들에게는 ‘패전 처리 전문 투수’라는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홍준표 전 시장이 이번 대선에서 어떤 성적을 거둘지 무척 궁금합니다.

2004년 개봉한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 포스터

마무리하겠습니다. 이재명 대세론의 가장 강력한 에너지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입니다. 이재명 전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가장 가혹하게 짓밟혔고 가장 치열하게 맞서 싸웠습니다. 이재명 대세론은 그 보상입니다.

이재명 전 대표에게는 대통령 선거보다 당선 이후가 더 중요합니다. 미국과 관세 전쟁을 치러야 하고 마이너스로 돌아선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려야 합니다.

국정에서 성과를 내려면 정치를 잘해야 합니다. 내란 종식과 국민 통합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합니다. 쉽지 않은 과제입니다.

정치는 종합예술입니다. 이재명 전 대표에게는 ‘빅 픽처’가 필요합니다. 지지층에 끌려다니면 안 됩니다.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처럼 국익을 위해 지지층을 설득해야 합니다. 이재명은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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