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갤러거 교황청 국무원 외무장관 BBC 인터뷰
“이민자들 숫자 아닌 인간으로 기억하라 당부
제게 남긴 마지막 말씀은 유머감각 잃지 말라”
지난 23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의 시신이 안치된 로마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 일반 신자들이 조문을 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1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몇 년간 업무를 줄이라는 주변의 만류에도 “끝까지 일하다가 죽음을 맞고” 싶어했다고 교황청 국무원 외무장관 폴 갤러거 대주교가 밝혔다.

25일(현지시간) 공개된 BBC 인터뷰에서 갤러거 대주교는 교황이 이처럼 업무를 계속한 것은 힘 없는 이들을 도울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점을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갤러거 대주교는 2014년 국무원 외무장관을 맡으며 교황의 국외 출장에 동행해왔다.

갤러거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마지막으로 휴가라는 것을 간 때가 지금으로부터 “66년이나 67년 전”인 것 같다고 말했다.

갤러거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예의 바르고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었지만, 스스로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어 주변 사람들의 조언과 반대되는 행동을 종종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내가 교황에 대해 항상 존경했던 한 가지는 그분이 어려운 일 앞에서 도망치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내가 처음부터 그의 이런 태도에 동의했던 건 아니지만 그는 문제에 정면으로 맞섰고 놀라운 용기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갤러거 대주교는 “교황은 목소리가 없는 사람들의 목소리였고, 대다수의 사람이 무력하며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수 없다는 것을 매우 잘 알고 있었다”며 “교황은 그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더 나은 상황을 만들기 위해 기여할 수 있다고 느꼈던 것 같다”고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쟁에 휘말린 이민자와 여성, 아동의 고통에 마음을 썼다고 갤러거 대주교는 평가했다. 2013년 즉위한 교황의 첫 해외 출장지는 지중해의 이탈리아령 람페두사 섬이었다. 그곳에서 교황은 중동과 아프리카 출신 난민들을 만났다. 이후 교황은 60여개국을 방문했지만 보좌진이 방문을 만류한 나라들도 있었다.

교황이 내전으로 황폐해진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 방문하겠다고 했을 때 많은 고문들은 “너무 위험하다”고 말렸다고 한다. 하지만 교황은 “어쨌든 나는 그곳에 갈 거고, 만약에 아무도 안 가고 싶어 한다 해도 괜찮다. 나 혼자 가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갤러거 대주교는 “그 말은 우리를 부끄럽게 만들었다”고 회상했다. 결국 교황은 2015년 자신이 원한 대로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했다.

교황은 주변에 이민자들을 단순한 “숫자”가 아닌 인간으로 기억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2주 전 교황이 갤러거 대주교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유머 감각을 잃지 말라”는 조언이었다고 한다.

지난 23~25일 성 베드로 대성당에 교황의 시신이 안치되는 동안 무려 25만 명이 조문을 다녀갔다. 그의 장례식은 26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5시)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엄수된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9300 낮 최고 17∼27도…전국 강풍 불고 건조 '불조심' 랭크뉴스 2025.04.27
49299 미중 무역전쟁의 이면…트럼프 '한국 조선업' 러브콜한 이유 랭크뉴스 2025.04.27
49298 대선 전 국회 '마지막 임무' 추경…'증액 이견' 속 성과 낼까 랭크뉴스 2025.04.27
49297 "공항서 알몸 검색까지 당했다"…하와이서 쫓겨난 獨 소녀들, 무슨 일? 랭크뉴스 2025.04.27
49296 "지금 비행기서 내리실 분? 430만원 드려요"…'급하차' 제안한 항공사, 왜? 랭크뉴스 2025.04.27
49295 대법 '이재명 사건' 결론 언제…대선후보 등록 전? 5월22일? 랭크뉴스 2025.04.27
49294 美와 핵협상 중 이란 항구서 큰 폭발…8명 사망 750명 부상(종합3보) 랭크뉴스 2025.04.27
49293 "커피머신 '5100원 파격특가' 믿고 샀는데 달랑 '사진 1장' 왔습니다" 랭크뉴스 2025.04.27
49292 美소비자 '선구매·후결제' 서비스 이용급증…소비압박 신호 랭크뉴스 2025.04.27
49291 러 "우크라 요원, 군장성 차량 폭파 살해 자백" 랭크뉴스 2025.04.27
49290 러, 전승절 앞두고 北파병 확인…북러혈맹·전세 우위 강조 랭크뉴스 2025.04.27
49289 힘없는 노인만 골라서 '퍽퍽'…무서운 10대 소녀들 만행에 英 '발칵' 랭크뉴스 2025.04.27
49288 "우리 애 어린이날 선물로 샀는데"…中직구 '키링'에 발암물질 '범벅' 랭크뉴스 2025.04.27
49287 MS, 스크린샷 캡처 '리콜' 공식 출시…"작업시간 70% 단축" 랭크뉴스 2025.04.27
49286 "애 안 낳는 여자는 다 감옥 보내야"…여고 수업 중 '막말'한 남교사 결국 랭크뉴스 2025.04.27
49285 트럼프·젤렌스키, 백악관 충돌 두달만에 독대…美, 러 제재경고(종합2보) 랭크뉴스 2025.04.27
49284 미·우 대통령,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 미사 참석 전 회동…“생산적 논의” 랭크뉴스 2025.04.27
49283 러 "쿠르스크 완전 해방" 발표…푸틴 "우크라의 모험, 완전히 실패" 랭크뉴스 2025.04.27
49282 한덕수와 단일화 언짢나?… 안철수만 "O", 김·홍·한은 "X" 랭크뉴스 2025.04.27
49281 GP 총기 점검 중 기관총탄 1발 북측으로 오발… "北에 즉시 안내 방송" 랭크뉴스 2025.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