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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강사 전한길(오른쪽)씨가 3월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자유연대 국민대토론회에 참석해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과 악수를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email protected]

정치인들은 아침 시간에 각 당에서 회의를 하고 이후 상임위 등 국회 일정을 소화하기 때문에 정치부와 사진부 정치팀은 이른 시간부터 분주하다. 지난 3월 19일, 사진기자실의 타사 동료가 정치일정과 취재계획을 회사에 보고하면서 푸념조로 말을 했다. “오후 두시에 국회 법사위(법제사법위원회)가 열리는데 같은 시간에 소통관에서 전한길이 나오는데? 몸이 두 개도 아니고 무엇을 한담?” “전한길? 그래도 최재해 감사원장이 탄핵당하고 기각된 뒤 처음으로 국회 상임위에 출석하는 건데 당연히 둘 중 하나를 한다면 법사위를 택해야지” “아니야 요즘 국힘과 지지자들에게는 전한길이 더 세다. 전한길을 일단 하고 시간 나면 법사위 가야겠다” 각종 윤석열 탄핵반대 집회에서 일약 보수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전한길 씨의 위상을 실감했다.

한국사 강사 전한길(왼쪽 넷째)씨가 3월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자유연대 국민대토론회에 참석해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등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신소영 기자 [email protected]

오후 두시 국회 소통관에서는 미래자유연대 국민대토론회가 열렸다. 변호사와 전직 기자, 탄핵반대 시국선언에 참여한 유학생 등이 토론자로 나섰다. 양복 차림인 다른 참석자들과 달리 흰색 티셔츠에 파란색 바지를 입은 전한길씨가 장내로 들어오자 일제히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토론회를 공동 주최한 강민국 의원과 함께 윤상현, 윤재옥 등 국민의힘 의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전 씨는 맨 앞자리 한가운데, 이른바 내빈석에 떡 하니 앉았다. 장황한 격려사까지 한 전 씨는 같이 사진 찍고자 하는 의원들 사이에서 그날 최고의 귀빈 대접을 받았다. 같은 시각 국회 본관 법사위에 나온 최재해 감사원장이 받은 카메라 플래시 광량의 총합과 견주어 절대 뒤지지 않았을 것이다.

3월 19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재해 감사원장(왼쪽)이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탄핵 각하 길 걷기 기자회견을 마친 윤상현 의원 등 국민의힘 기독인회 의원들과 전한길 강사(가운데)가 3월 1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주변을 돌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에서 탄핵안이 통과되고 헌재에서 파면 선고가 내릴 때까지 다수의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한길씨와 같은 극우적인 유튜버들에게 휘둘리는 양상을 보였다. 한 민주당 의원은 어떤 행사에서 국민의힘 중진의원이 전 씨를 영접하는 듯한 모습을 보고는 같은 의원으로서 자괴감을 느꼈다고 했다. 어디 의원뿐이랴. 재임 시절 윤석열 전 대통령도 제도권 언론을 좀 보라는 주변의 충고를 묵살하며 유튜브만 봤다고 한다. 현실을 잊고 싶었던 걸까? 우리의 대통령과 집권당의 몇몇 의원들은 유튜브가 주는 알고리즘을 나침판 삼아 음모와 혐오의 망망대해를 헤매고 있었다. 헌법재판소에서 만장일치로 파면당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이기고 돌아왔다’고 하니까 전 씨는 윤 대통령에게 ‘예수 같다’고 화답했다. 그들만의 왕국을 세워놓고 그 안에서 자기들끼리 예수라 칭하고 숭배하면서 황당한 재림과 심판을 기다렸던 것 같다.

한국사 강사 전한길(왼쪽)씨가 지난 9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만난 사진을 공개했다. 오른쪽은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전한길 뉴스\' 누리집 갈무리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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