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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 브랜드 매출 많게는 33% 하락
매장 좋은 자리에서 밀려나고
‘#오늘의출근룩’은 러닝화 차지
롯데백화점 본점 러닝 특화존. 롯데백화점 제공

직장인의 필수 아이템이던 구두가 설 자리를 잃고 있다. 팬데믹을 거쳐 기업 문화가 변화하면서 캐주얼 복장에 스니커즈·운동화 패션이 일상화되면서다. 구두 판매량은 줄었고, 주 판매채널이었던 백화점에서도 구두 매장은 점차 밀려나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제화업계의 매출은 전년보다 확연히 감소했다. 탠디의 지난해 매출은 1029억원으로 전년(1132억원)보다 9% 줄었고, 미소페 운영사인 비경통상의 매출은 같은 기간 788억원에서 690억원으로 12.4% 감소했다. 형지에스콰이아 역시 지난해 매출이 490억원으로 전년(733억원) 대비 33.1% 감소했다. 금강제화 운영업체 금강의 2023년 7월~2024년 6월 매출은 106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1068억원)보다 소폭 감소했다. 금강의 매출은 5년 만에 반 토막이 났다.

소비자가 직접 신어보고 구매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구두 판매고가 높은 백화점에서도 구두 매장은 점차 사라지거나 주요 공간 자리를 내주고 있다.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은 지난해 입주업체 개편 과정에서 3층 구두 구역을 절반으로 축소했다. 구두 브랜드는 13개에서 4개로 급감했다.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3층에 있던 구두 매장 역시 6층으로 밀려났다. 브랜드 수는 12개에서 2개로 급감했다.

구두 브랜드가 빠져나간 자리에는 최근 수요가 급증한 러닝화 편집 매장이 입점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4~21일 잠실점 월드몰 지하 1층에서 러닝 편집샵 ‘디스턴스’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글로벌 6개 브랜드 의류, 슈즈 등 러닝에 필요한 상품은 물론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을 결합한 제품들은 선보였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운동화 시장 규모는 2021년 2조7761억원에서 2023년 3조4150억원으로 커졌고 지난해 4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산된다.

시대를 반영하듯 2011년 1266곳이었던 서울 시내 구둣방(구두수선대)은 2021년 882개로 줄었고 올해 2월 745개까지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에서 딱딱한 구두보다 내 발에 맞는 운동화를 신어야 업무 효율도 올라간다는 인식이 굳어진 결과”라고 말했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대기업을 중심으로 복장 자율화 문화가 확산했고 캐주얼을 권장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진 점도 구두 소비를 위축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소셜미디어 등 온라인 공간에서도 ‘#오늘의출근룩’ 등의 해시태그로 2030 직장인들이 자신만의 개성 있는 출근 패션을 공유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정통 구두 브랜드들은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구두 대신 ‘라이프스타일 슈즈’로 브랜딩해 스니커즈가 포함된 운동화 품목을 늘리거나 온라인 채널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제화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지원자 면접을 볼 때도 자율 복장으로 방침을 정한 경우가 많아 입사 시즌 사회 초년생들의 구두 구매 수요도 찾아보기 어려운 상태”라며 “구두 대신 운동화의 착화감을 유지하면서 트렌디한 디자인을 접목한 제품들이 대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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