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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시정연설 중 초등학생들 보며 즉석 발언
‘출마’ 질문엔 “고생 많으십니다” 자리 피해
밖에선 광폭 행보···열흘 간 4번째 지역 방문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추가경정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우리 방청석에 와있는 젊은 세대, 청년을 위해서 절실한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2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시정연설을 하던 중 2층 방청석을 올려다보며 이같이 말했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 대한 국가 차원의 과감한 투자를 강조하면서 나온 즉석 발언이다. 이날 방청석에는 초등학생이 유독 많았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 모습을 보고 “한 권한대행이 정말 출마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대통령과 국회의원이 입장하는 본회의장 중앙 정문이 아닌, 총리와 국무위원들이 입장하는 옆문으로 들어와 착석했다. 연설 전 정면을 바라보며 앉아있던 한 권한대행은 우원식 국회의장이 방청객을 소개하자 고개를 돌려 방청석을 보면서 박수를 쳤다.

구 야당의 비판과 항의에는 특별히 반응하지 않고 덤덤한 모습을 보였다. 조국혁신당·진보당·사회민주당 의원들은 한 권한대행이 연단에 오르자 곧바로 퇴장하며 “내란대행 사퇴하라”고 외쳤고 ‘매국협상 중단’이 쓰인 손팻말을 흔들기도 했다. 연설 중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은 “국회를 무시합니까”라고 외쳤다. 연설 후 우 의장이 “대통령과 권한대행의 권한이 동일하다는 것은 헌법에 위배되는 발상”이라고 비판하자 국민의힘에서는 거센 항의와 고성이 쏟아졌지만 한 권한대행은 무표정을 유지하며 정면만 응시했다.

대선 출마와 관련한 발언은 이날도 극도로 아꼈다. 한 권한대행은 연설을 마치고 본회의장을 나서면서 출마 계획이 있냐는 취재진 질문에 “고생 많으십니다”고 답한 뒤 자리를 떴다. 연설 전 국회의장실에서 통상적으로 진행되던 의장과의 환담도 생략했다. 한 권한대행 측은 일정상의 이유를 댄 것으로 알려졌지만 우 의장이 출마설과 관련한 명확한 입장 정리를 요청할 것을 예상하고 자리를 피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국회 바깥에서는 광폭 행보를 보이며 출마설에 재차 불을 지폈다. 이날 오후 산불 대응 중앙안전재난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지난 3월 영남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 피해를 언급한 뒤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지역 경제를 살리며 생태계를 보호하는 등 포괄적인 대책을 마련해 산불 피해지역을 새롭게 일으켜 세우겠다”고 말했다. 피해 복구를 강조한 것이지만 특정 지역을 “일으켜 세우겠다”는 표현은 지역 민심에 호소하는 정치인의 언어에 가깝다는 해석도 제기됐다. 한 권한대행은 행정안전부에는 국민 성금을 “이번달 중으로 이재민들에게 국민 성금이 지급될 수 있도록 속도감 있게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어 인천시의 천원주택 현장을 국민의힘 대선 1차 경선에서 탈락한 유정복 인천시장과 함께 찾았다. 천원주택은 신혼부부와 신생아 출산 가구의 주거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사업으로, 인천시는 하루 1000원 임대료로 거주할 수 있는 임대주택 총 1000호를 공급하고 있다. 한 권한대행은 “저출산의 청년들이 겪는 어려움은 주거와 어린이 돌봄”이라며 “다양한 정책을 지역 맞춤형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저출생 문제는 우리나라와 청년 세대의 미래를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국가적 과제”라며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 안정 확보를 위한 업무에 있어서는 끝장을 본다는 각오로 정부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 권한대행이 지역을 방문한 일정은 최근 열흘 동안 네 차례에 달한다. 앞서 한 권한대행은 광주, 울산, 평택을 찾아 각각 자동차산업, 조선업, 한·미동맹을 강조했다. 이날 국회 방문 전 이른 오전에는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애니메이션 산업, 먹는 샘물, 항행정보 시스템, 보건 안보 등 여러 분야를 논의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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