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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대회'서 미술전·조수미 공연…수익 없다지만 비용 처리 베일에
협회 운영 방식 비판도…"리더십 주목받지만 일방·독단 측면 있어"


2024년 10월 오스트리아 빈 '한국상품박람회'서 대회사 하는 박종범 월드옥타 회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성도현 기자 = 사단법인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가 지난해 10월 오스트리아 빈의 '세계한인경제인대회'에서 첫선을 보인 문화행사를 두고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박종범 월드옥타 회장의 부인인 송 모씨가 대표인 공연기획사 WCN이 이 행사를 총괄한 데다 비용 처리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박 회장 개인 회사인 영산그룹 산하의 WCN은 국내 유망 청년 화가들의 유럽 진출을 지원한다는 취지의 미술전 '아트페어', 소프라노 조수미와 체코 브르노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협연을 기획했다.

WCN은 세계 최정상급 교향악단인 빈필하모닉의 내한 공연을 도맡아 진행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WCN 관계자는 24일 "월드옥타와 별도 계약 없이 후원 및 봉사 차원에서 참여했고, 오스트리아 현지 법인 직원들이 지원하는 형태로 통상 업무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자체적으로 지출한 비용이 얼마냐는 질문에는 "빈 행사로 인해 발생한 수익을 가져간 건 없다"면서도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았다.

오스트리아센터 빈에서 열린 '한국 청년 아트페어'
[연합뉴스 자료사진]


다만, 대한변호사협회장 출신이 위원장을 맡은 윤리경영위원회에서 업무상 배임이나 이해충돌 여부 등을 검토했고, WCN이 이익을 얻는 게 아니어서 문제없다고 판단했다고 월드옥타 측은 설명했다.

월드옥타 관계자는 "빈에서 처음 이뤄진 엑스포 행사를 기념해 참가자들에게 특별한 문화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WCN이 자발적으로 기획한 행사"라며 "계약 체결의 건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트페어 행사장은 월드옥타 예산으로 설치했고, (공연장인) 무지크페라인 황금홀 대관료도 행사 운영비로 직접 지급했다. WCN에 지급된 비용은 없다"고 덧붙였다.

월드옥타 안팎에서는 수익을 배분하지 않아 법적 문제가 없더라도 국고를 포함해 연간 150억여원의 지원금을 받는 단체 수장의 부인 회사가 공개입찰 등 절차 없이 참여한 것은 오해 소지가 다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변협 회장 출신의 변호사는 "당장 금전적 이익은 없어도 홍보 효과를 거뒀고, 미래 사업에 관여할 발판을 구축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회장의 청렴 의무 차원에서 불필요한 오해나 논란을 사지 않으려면 특수관계인의 참여는 피하는 게 맞다"고 충고했다.

한 회계 전문가는 "양측 간 공식적으로 오간 자금이 없어도 부수적으로 들어간 비용이 있는지 등 빈 대회 전체 예산을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며 "국고보조금이 투입된 행사인 만큼 회계의 투명성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2024년 10월 오스트리아 빈 무지크페라인 황금홀서 관객들에게 인사하는 조수미
[연합뉴스 자료사진]


최악 산불 피해 지역인 경북 안동에서 '세계대표자대회'를 강행하기로 한 것처럼 빈 문화행사에도 박 회장의 독선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

빈 대회 당시 국내 비용(약 10억원)의 5∼6배인 50억∼60억원을 투입하고 대회 규모를 키우려고 다른 국고 사업 모니터링용 직원 출장 등을 대폭 축소한 게 무리라는 지적이 내부에서 나왔다.

박 회장이 월드옥타 회원 중심 대회에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오스트리아 기업 등을 대거 초청한다는 명분으로 행사 명칭을 '코리아 비즈니스 엑스포'로 바꾼 것을 두고도 부정적인 의견이 적잖았다.

당시 사정을 잘 아는 한 회원은 "오스트리아 참여 기업이 너무 모자라서 막판에 한국인이 최고경영자(CEO)인 기업에 명단에만 올려 달라는 요청을 했다"며 "혈세가 들어가는 사업이 이런 식이었다면 감사원 감사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른 회원은 "박 회장은 기업 운영 등을 포함해 한번 결정한 사안은 밀고 나가는 스타일이라 주변의 반대 의견을 좀처럼 수용하지 않는다"며 "박종범 리더십으로 주목받기도 하지만 일방적이고 독선적이라는 평가도 있다"고 말했다.

월드옥타 박종범 회장(왼쪽에서 네 번째)과 지명직 상임집행위원들
[월드옥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최근 협회 명칭 변경 시도도 비슷한 방식으로 불거졌다.

박 회장은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하기도 전에 '세계한인경제무역협회'로 변경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가 정체성 혼란 등을 이유로 회원들이 강하게 반대하자 "신중히 논의해 결정돼야 한다"며 한발 물러섰다.

그가 유럽한인회총연합회장으로 일할 때 지역 한인회장으로서 호흡을 맞췄던 한 인사는 "박 회장이 오스트리아 한인연합회장 시절 한인문화회관을 만들겠다며 한인 기업 등을 대상으로 반강제 모금을 하면서 뒷말이 많았다"고 전했다.

현재 오스트리아 한인문화회관은 박 회장의 부인이 관장을 맡아 운영하고 있다.

월드옥타의 한 상임이사는 "현 집행부는 박 회장의 반대 입장에서 소신 의견 내기를 꺼리는 분위기가 뚜렷하다"며 "이러한 조직이 과연 건강한지는 의문"이라고 질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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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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