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효율부 업무 줄이고 테슬라에 집중
테슬라 1분기에 매출 20%, 이익 70% 급감
트럼프의 관세 정책 놓고 불화
테슬라 1분기에 매출 20%, 이익 70% 급감
트럼프의 관세 정책 놓고 불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월11일 테슬라의 모델S 차량을 구매한 뒤 일론 머스크와 함께 시승을 준비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 행동대장 역할을 하며 논란을 키웠던 테슬라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가 회사의 실적이 급감하자, 트럼프 행정부에서 발을 빼기 시작했다.
머스크는 22일 트럼프 행정부에서 자신의 역할을 축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테슬라는 올해 1분기에 자동차 판매 수입이 전년 동기보다 20%나 떨어졌고, 이익도 70% 이상 급감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자신이 맡은 정부효율부 수장에 대한 “시간 분배는 5월부터 현저하게 줄어들 것”이라며 “대통령이 나를 좋아하고, 그것이 유용한 한에서만” 정부 업무에 1주일 중 1∼2일만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와 정부효율부 팀을 공격하려고 하는” 사람들로부터 “역풍”이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정부효율부에서 자기 일이 중요하다며 “정부를 정돈시키는 것은 거의 이뤄졌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운동에 합류해 그의 당선을 적극 도운 데 이어 미 정부 기구와 인력을 구조조정하는 정부효율부 수장을 맡아서 대대적인 기구 폐쇄 및 인력 감축을 밀어붙였다. 그는 또 극우 세력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 언행으로 정치적 논란을 불렀다. 머스크의 이런 정치적 언행은 미국 안팎에서 테슬라 차량에 대한 불매 및 공격 행위를 촉발하고, 심각한 실적 저하로 이어졌다. 머스크도 테슬라의 부진은 자신이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자신의 역할로 회사에 집중하지 못하게 했고, 논란을 부른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인정했다.
테슬라는 이번 1분기의 총수입이 193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가 줄었다. 이는 시장의 예측치인 211억 달러보다도 적은 것이다. 테슬라의 주가는 올해 들어서 37%나 떨어졌다. 올해 1분기의 자동차 판매 대수는 13%나 떨어져 3년 만에 최저치이다. 테슬라는 최근 판매 부진을 타개하려고 가격 인하를 고려하고 있다.
테슬라는 이날 실적 발표 보고서에서 “변화하는 정치적 정서에 따르는 이런 동력은 가까운 시기에 우리 제품에 의미 있는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과 머스크의 역할로 테슬라 실적에 악영향이 예상된다는 의미이다. 보고서는 “급속히 전개되는 통상정책”이 공급망을 저해하고, 비용을 높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가 테슬라에 심각하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팔리는 테슬라 차들은 미국에서 조립되나, 부품 중 다수는 중국에서 제조된다.
이 때문에 머스크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반대하며, 관세 강경파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통상제조 선임고문과 충돌했다. 이번 달 초 나바로가 머스크는 “자동차 제조업자가 아니라 조립업자”라고 비꼬자, 머스크는 나바로를 “멍청이”라고 비난했다.
머스크는 이날 테슬라는 북미, 유럽, 중국 등지에서 지역화된 공급망 때문에 관세에 가장 적게 영향받는 회사라면서도 “관세는 이익이 낮은 회사에는 여전히 심각하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높은 관세보다는 낮은 관세를 계속 옹호할 것이나, 그 정도가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