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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상고심은 법리 잘못만 따지는 법률심
무죄난 사건에 유죄·양형 판단한 사례 없어
전합 결정 후 신속한 합의기일 ‘이례적 속도’
대선 전 결론 가능…“정치 개입” 시선은 부담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사건에 대해 속행기일을 지정한 가운데 2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권도현 기자


대법원 전원합의체(전합)가 2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로 두 번째 합의기일을 지정했다. 6·3 대선 전 결론이 나오면 어떤 방식으로든 이 후보의 정치적 행보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 후보는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2021년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 성남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의 용도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해 허위사실을 공표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11월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10년간 피선거권 박탈 위기에 처했으나, 지난달 26일 항소심에서 무죄로 뒤집혔다.

1심과 2심에서 판단이 갈린 건 김 처장과 관련해 이 후보가 ‘몰랐다’고 발언한 것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에 해당하는지 아닌지였다. 항소심 재판부는 김 처장 관련 발언에 대해 ‘행위’가 아닌 ‘인식’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유죄로 볼 수 없고, 백현동 관련 발언에 대해서도 전체적으로 의견 표명에 해당하고 허위로 볼 수도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상고심은 원심판결에 적용된 법리에 잘못이 없는지를 따지는 법률심으로, 징역 10년 이하의 형이 선고된 사건에 대해서는 별도로 사실관계를 따지지 않는다. 때문에 전합 두 번째 기일부터는 이 후보의 발언에 대한 해석과 해당 발언을 허위사실 공표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 등 쟁점에 대해 본격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이 후보 측은 “이미 1·2심에서 공소사실에 관한 판단을 마쳤고, 무죄 판결에 법리상 오류가 없기 때문에 검찰의 상고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취지의 답변서를 대법원에 냈다.

앞으로 대법원이 낼 수 있는 결론은 ‘상고 기각(원심 무죄 확정)’, ‘파기환송(유죄 취지로 원심법원에 돌려보냄)’, ‘파기자판(유죄 취지로 파기하되 대법원에서 양형까지 확정함)’ 등 크게 3가지로 점쳐진다. 이 후보는 상고 기각 결정 땐 무죄가 확정돼 대권가도에도 더 힘을 받지만 파기환송 결정 때는 ‘사법 리스크’를 계속 안고 가야 한다. 대통령 선거에서 이기더라도 이후 파기환송심에서 피선거권이 박탈되는 벌금 100만원 이상을 선고받고 이것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논란이 불가피하다.

파기자판은 대법원이 법률심인 데다가 과거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이 난 사건에 대해 양형 검토를 한 전례가 없다는 점 등의 이유로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법조계에서는 전합 기일이 추가 지정되며 심리가 빠르게 진행되는 만큼 대선 전에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전합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선고를 대선 전에 내리지 못하면, 절차 진행에 관해서 결정을 내리는 ‘재판 정지’를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 대통령 불소추특권을 명시한 헌법 84조를 놓고 ‘기소’만 포함되는지, 진행 중인 ‘재판’까지 모두 포함되는지에 대한 해석이 갈리는데 대법원이 이를 판단하는 것이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는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아 그 전에 대법원이 서둘러 결정을 내린다고 해도 ‘정치 개입’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는데, 그 이상의 무리수를 둘 가능성은 작다”며 “이런 식으로 유력 대선 후보를 날린다는 건 대법원에게도 엄청난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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