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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브로커 명태균씨가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북 고령군수 예비후보로 출마한 배모씨와 함께 이철우 경북지사를 만났다는 법정 증언이 22일 나왔다. 명씨와 배씨가 이 지사를 만나러 경북도청에 갈 때 동행했다는 김모씨 증언이다. 검찰은 명씨가 배씨 공천을 위해 이 지사를 만나 도움을 구하려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배씨와 이모씨 등 대구·경북 예비 정치인 2명한테 공천 대가로 정치자금 1억2000만원씩 총 2억4000만원을 받았단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명씨를 재판에 넘겼다. 하지만 이날 김씨는 법정 증언 과정에서 검찰 조사 때 본인이 한 여러 진술조차 ‘기억 안 난다’고 수차례 말하면서 증언의 신빙성을 의심 받기도 했다.

공천 대가 돈 거래 혐의로 구속됐다가 최근 보석으로 풀려난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22일 오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법원에서 열린 4차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지방선거 약 두 달 전 “명태균 등, 이철우 만났다”
이날 오전 창원지법 제4형사부(김인택 부장판사, 강웅·원보람 판사) 심리로 진행한 명씨 등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4차 공판에 김씨는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씨는 사실상 명씨 운전기사 역할을 하며, 2022년 3월 대통령 선거와 6월 지방선거·재보궐선거 때 명씨가 윤석열 전 대통령 자택인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등 먼 거리를 갈 때 직접 차를 운전했다. 또 김영선 전 의원 보좌진으로도 활동하는 등 명씨, 김 전 의원 등과 자주 접촉한 인물이다.

김씨는 이날 검찰이 ‘2022년 4월 15일 명씨가 배씨 공천에 도움이 되기 위해 이 지사 등을 만나러 간 상황’을 묻자 ‘정확한 날짜는 헷갈리지만 명씨와 배씨가 도지사를 만났다’는 취지로 답했다. 다만 김씨는 자신은 비서실에 있어 이 지사와 명씨·배씨 사이 어떤 대화가 오갔는진 “기억 나는 게 없다”고 했다.

지난 20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1차 경선 조별 토론회에서 B조 이철우 후보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이철우 “만난 건 맞지만 공천 영향력 행사 안 해”
이와 관련 이 지사 측은 취재진과 통화에서 당시 이 지사가 명씨, 배씨와 “만났다”고 시인했다. 다만 이 지사 측은 “(이 지사가) 지역 군수 공천권은 해당 지역 국회의원 몫”이라며 “공천 줄 만한 위치에 있지 않고 정치 생활에서 그렇게 해본 적 없다고 말하고 돌려보냈다”고 해명했다. 배씨는 결과적으로 고령군수 공천을 받지 못했다.

이날 증인으로 나선 김씨는 명씨가 2022년 재·보궐선거 때 김 전 의원 공천 과정에 도움을 줬단 취지의 증언도 이어갔다. 특히 명씨가 이준석 의원(당시 국민의힘 당대표)에게 ‘김 전 의원이 공천 받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또 김씨는 자신이 운전하는 차 안에서 이 의원이 명씨에게 ‘김 전 의원을 파리 대사(주프랑스 대사)로 보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하는 것도 들었다고 했다.



“이준석에 공천 도와달라고 해”…이준석 “생태탕 수준 아무 말”
이와 관련해 이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생태탕 수준의 아무 말이 쏟아진다”며 “대사는 대통령이 임명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준석은 프랑스 정도의 나라의 대사를 긴히 대통령에게 추천할 수 있는 위치인데, 윤리위에서 성상납으로 누명 쓰고 날아간다는 말입니까?”라며 반문하기도 했다.

현재 명씨와 김 전 의원은 공천 대가로 세비 등 정치자금 8070만원을 주고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 17일 오전 대구 남구 이천동 대구아트파크에서 열린 아시아포럼21 초청토론회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檢 조사 진술 기억 안 나”… 증언 신빙성 의심받아
하지만 김씨는 앞서 검찰 조사 때 자신이 진술한 “명씨가 배씨·이씨에게 ‘시골 군수나 시의원은 발로 차도 공천이 된다’ 식으로 말했고 김 전 의원이 이를 부인하지 않아 배씨·이씨가 지방선거 공천 관련 명씨 영향력이 대단하다고 믿었을 것 같다”, “명씨가 이씨 공천 관련해 대구 지역 국회의원이 까다로워 잘 안 된다고 말한 것 같다” 등 내용을 검사가 묻자 ‘그런 말을 했던 것 같다’고 했다가 ‘기억이 안 난다’고 말하는 등 오락가락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재판부가 “검사가 조서 내용을 얘기하니까 기억나는 것처럼 이렇게 얘기하는 경우가 여러 번 있었던 것 같다”, “(검찰 조사) 당시에 추측성 진술을 했다. 그런 말이냐”고 묻자 김씨는 “예. 얼핏 기억이 나서 했는데 (재판부에서) 정확하게 이제 아는 것만 말씀하시라고 하니까”라고 답했다. 이날 법정에서 명씨 변호인은 김씨를 추궁, 증언의 신빙성을 무너뜨리는 데 주력했다.
공천 대가 돈 거래 혐의로 구속됐다가 최근 보석으로 풀려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22일 오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법원에서 열린 4차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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