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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16일 바티칸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성탄 공연의 공연자를 만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교황은 이 성전의 지하에 묻히고 싶다는 유언을 남겼다. EPA=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신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이 아닌 로마의 장식 없는 무덤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긴 사실이 21일(현지시간) 교황청에 의해 공개됐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교황은 2022년 6월 29일 작성한 유언에서 로마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 지하에 특별한 장식 없이 간소한 무덤에 안장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교황은 유언에서 "나의 세속적 삶의 일몰이 다가오는 것을 느끼며 영원한 삶의 생동감 있는 희망과 함께 나의 매장 장소에 대해서만 유언을 남기고 싶다"고 했다.

2025년 희년을 맞아 시작된 행사 일환으로 지난 1월 2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신자들이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의 성문이 새해 첫날 개방된 뒤 이를 지나며 손으로 만지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EPA=연합뉴스
또 "나의 육신이 부활의 날을 기다리며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서 쉬도록 하기를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교황은 도표까지 첨부해 무덤의 정확한 위치를 지정했다. 장례식 비용도 이미 마련해뒀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덤이 반드시 지하에 있어야 하고, 단순한 형태를 유지해야 하며, 어떤 장식도 없이 자신의 라틴어 교황명 'Franciscus'가 적힌 비문만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언 말미에서 교황은 "나를 사랑하고 나를 위해 계속 기도할 사람들에게 마땅한 보상을 주시기를" 주께 요청했다.

교회 관례에 따르면 교황 장례는 통상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치러지며 선종 후 4∼6일 이내에 안장된다. 교황청 대변인은 이에 따라 장례식이 25∼27일 사이 거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부분의 역대 교황은 사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 안장됐다. 그러나 BBC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100여 년 만에 바티칸이 아닌 장소에 안장되는 첫 교황이 되며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 묻히는 교황으로는 1669년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특별히 애정을 갖고 자주 찾던 장소다. 그는 2013년 즉위 후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이곳을 방문해 성모 마리아 성화 앞에서 기도했고 생전 여러 인터뷰에서 이곳에 묻히고 싶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이를 위해 교황은 사후 바티칸 외부에 안장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변경했다.

또한 교황청은 지난해 개정한 교황 장례 전례서에서 삼중관 대신 하나의 목관만 사용하는 등 장례 의식을 간소화하는 내용을 담은 바 있다.

교황청은 이날 저녁 교황의 거처인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입관이 이뤄졌으며 이르면 23일 오전 성베드로 대성당으로 운구돼 일반 조문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22일 처음 열리는 추기경단 회의에서는 장례 일정과 관련된 구체적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한편 이날 오후 7시 30분(한국시간 22일 오전 2시 30분)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는 선종한 교황을 추모하는 첫 공식 행사인 묵주기도가 수많은 신자의 참여 속에 열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폐렴으로 입원 치료를 받은 뒤 회복 중이었으나, 이날 오전 88세를 일기로 선종했다. 교황청은 사인을 뇌졸중과 그에 따른 회복 불가능한 심부전으로 발표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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