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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서 벌어진 사건 한 달 만에 자체 조사 결과 발표
직무상 과실 판단, 군 간부 1명 해임…전쟁범죄 혐의 부인
증거들과 부합 안 돼…팔 “거짓말로 가득 찬 결론” 맹비난
지난 1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적신월사 소속 구호요원들이 지난달 23일 이스라엘군 총격으로 숨진 동료 요원들의 시신 앞에서 애도를 표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 제공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구호요원 등 15명을 사살한 이스라엘군이 약 한 달 만에 자체 조사 결과를 내놨지만 비판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직무상 과실” “작전상 오인” “명령 위반” 등 이스라엘군이 내놓은 결론이 참변 이후 드러난 사실과 크게 동떨어진 탓이다.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23일 팔레스타인 적신월사(이슬람권 적십자사) 구호요원 8명, 유엔 직원 1명 등 총 15명을 사살한 사건의 책임을 물어 해당 부대의 부사령관을 해임한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사건 이후 ‘불완전한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게 이유다.

이스라엘군은 전쟁범죄로 판단될 수 있는 대부분 혐의는 부인했다. 이스라엘군은 시야의 제약으로 구급차의 불빛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했다. 시신을 묻은 것은 야생동물에 의한 훼손 우려, 구급차량을 치운 것은 추가 사고 위험을 막고 이동 경로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 했다. 이스라엘군은 “처형 또는 사망 전후 결박의 증거는 없었다”며 의도적 살해 가능성도 일축했다.

진실 공방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군의 ‘거짓말’ 전력도 이번 조사 결과의 신빙성을 떨어트리는 요소다. 사건 직후 이스라엘군은 총격을 당한 구호차량이 비상등·전조등을 켜지 않고 접근했다고 했으나, 이후 공개된 영상에서는 구호차량들이 비상등·전조등을 켠 상태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후 이스라엘군은 착오였다고 해명했다.

시야가 제한적이었다는 이스라엘군의 해명도 논란거리다. 당시 매복 중이던 이스라엘 군인들은 구호차량 정차 장소로부터 20~30m 떨어진 곳에서 사격을 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구호차량 비상등과 적신월사 마크, 야광 표식이 된 구호대원 복장을 식별할 수 있는 거리다.

구호차량 파괴와 시신 매장 의도를 둘러싼 의혹도 해소되지 않았다. 군 불도저는 구급차와 유엔 차량을 뭉개 구겨놓은 상태로 파묻었다. 이스라엘군은 집단매장 장소를 표시해놓고 이를 유엔에 통보했다고 했지만, 현장 접근을 통제해 사건 발생 나흘째인 지난달 27일에야 수습이 진행됐다. 이스라엘군은 시신을 수습해오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 예루살렘포스트는 “이스라엘군이 이 같은 절차로 시신을 남기고 유엔이 수습하게 한 사례를 문의했으나 답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시신을 수습하는 것은 타당했지만, 차량을 파괴한 것은 잘못”이라고 시인했다.

이스라엘군은 부인했지만 ‘처형’ 논란도 밝혀져야 할 쟁점이다. 적신월사 관계자들은 손과 다리가 묶인 상태로 발견된 시신이나, 머리나 심장에 총상을 입은 시신 등이 처형의 근거라고 주장했다. 상반신에 집중된 총격도 사살 의도의 증거로 지목됐다. 머리가 잘리거나 토막이 난 채로 발견된 시신도 있었다고 했다. 이스라엘군은 숨진 15명 중 6명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소속의 ‘테러리스트’라고 사건 초기부터 주장해왔으나 이날 조사 결과 발표에서도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는 “거짓말로 가득 찬 결론”이라고 비판했다. 이스라엘 전역군인 단체 ‘침묵을 깨다’는 “모순과 모호성, 선택적 사실로 채운 발표”라며 “한마디로 은폐 공작”이라고 했다.

인권단체 ‘팔레스타인 인권을 위한 변호사들’의 공동 설립자 다니엘 마코버는 “유엔 차량 공격만으로도 군사재판과 전쟁범죄 조사가 이뤄졌어야 한다”고 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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