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변수 없이 경선 초반전 마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19일 오후 충북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충청권 합동연설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6·3 대선 범진보 진영의 구도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로 일찌감치 수렴하고 있다. 이제 경선 초반전을 마친 시점이지만 이 후보의 압도적 대세론만 확인되며 이변도 흥행 변수도 없는 ‘무풍(無風) 경선’으로 흐르는 양상이다. 이 후보로서는 잃을 게 없지만 딱히 얻을 것도 없는 경선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범진보 진영에서 이 후보에게 도전장을 낸 주자는 20일 기준 세 명뿐이다. 민주당 안에선 충청·영남권 순회경선에서 열세를 보인 김경수·김동연 후보가, 당 바깥에선 자체 경선으로 후보에 선출된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가 전부다.
비명(비이재명)계 주자들이 대거 경선에 빠지면서 애초 흥행거리가 많지 않았다. 박용진 전 의원, 전재수 의원, 이광재 전 강원지사 등은 일찌감치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고, 막판까지 출마를 저울질하던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김두관 전 의원까지 백기를 들었다.
원내 제3당인 조국혁신당은 독자 후보 대신 ‘선거 연대’를 택했다. 수감 중인 조국 전 대표는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 후보가 결정 나면, 조국혁신당 후보라고 생각하고 응원하고 돕자”고 밝혔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도 지난 14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후보로선 큰 실점 없이 본선에 진출할 수 있어 나쁠 게 없는 구도라는 평가다. 이 후보는 지난 대선 당시 당내 경쟁 과정에서 ‘대장동 사건’ ‘변호사비 대납’ 등 의혹 제기로 상처를 입었었다. 이번엔 0.73% 포인트 차이로 석패했던 지난 대선의 변수를 사전 제거한 셈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적 이벤트에 기대를 거는 것은 어느 정도 엇비슷하거나 열세인 쪽”이라며 “이 후보 입장에선 구태여 경선에 관심을 끌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다만 범보수 진영이 본선에서 ‘1대 1’ 대결 구도를 만든다면 이런 ‘무풍 경선’이 아쉬워질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민주당의 한 수도권 의원은 “본선에서 보수 진영이 단일화로 관심을 끌 가능성이 남아 있다”며 “이쪽이 너무 조용하게만 가다간 막판에 자칫 위험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