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미국과 분담금 재협상 가능성 시사
외신 ‘대선 출마’ 질문엔 “노 코멘트”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024년 12월2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과하겠다는 상호관세에 대해 이번주 ‘2+2 협상’을 하기로 한 가운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협상 시작도 전에 ‘방위비 재협상’ 가능성을 시사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한 권한대행은 20일 공개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와의 무역협상에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가 함께 논의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로서는 안보 문제를 논의할 “명확한 틀이 없다”면서도, “사안의 성격에 따라” 방위비 협정을 다시 논의할 의사가 있다고 했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말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되는 12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에 합의해, 이미 국회의 비준까지 마친 상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가 합의한 방위비의 대폭 인상을 요구하고 있고, 지난 9일 한 권한대행과 통화한 뒤엔 관세와 방위비 분담금까지 모두 논의하는 ‘원스톱 쇼핑' 협상 뜻을 밝힌 바 있다.

다음 정부 출범까지 고작 40여일을 앞두고 권한대행이 차기 정부의 외교·안보 전략의 핵심적 부분을 미국과 논의하는 것은 ‘월권’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하지만 한 권한대행은 이에 아랑곳없이 국회가 비준한 방위비 협정 재협상까지 시사한 것이다. 특히, 미국과 협상을 앞둔 상태에서 한국이 가진 중요한 ‘카드’를 꺼내 보이며 먼저 양보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것은 전략적으로도 국익에 큰 손해를 끼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권한대행은 이 인터뷰에서 시종일관 미국의 의도에 맞추겠다는 식의 태도를 보였다. 그는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우리에게 원조, 기술 이전, 투자와 안전 보장을 제공해 왔다. 우리의 산업 역량, 금융 발전, 문화, 성장, 부는 미국의 도움 덕분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조처에는 “맞대응하지 않겠다”며 한-미 관세협상에서 “둘 다 윈윈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도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또, 미국의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여객기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대미 무역 흑자 축소를 논의할 의향이 있다며, 해군 조선 분야 협력 강화가 “한미 동맹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제한, 넷플릭스같은 글로벌 컨텐츠 업체에 부과하는 인터넷 네트워크 망 사용료 등 미국이 불만을 제기해 온 비관세 장벽 문제도 논의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난 16일 에이치디(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에서 시찰에 앞서 안전모를 착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타임스는, 인터뷰에서 한 총리가 ‘방위비 재협상 가능성’을 시사한 다음 기자가 ‘선출직인 한 권한대행이 앞으로 몇 년 동안 한미 관계를 재편할 협상을 진행할 권한이 있는지’ 질문하자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고 전했다. 한 권한대행이 진행할 협상이 민주적 정당성을 결여할 것이라는 지적도 강하게 거부했다고 한다. 한 권한대행은 자신의 임무가 “헌법과 관련 법률에서 나왔다”며 “권한대행과 선출된 대통령 간에 수행할 수 있는 업무에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위성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한 총리는 지난해 한미가 체결한 12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의 당사자고, 한국 정부 입장은 ‘이미 한미 정부간에 체결된 방위비 협정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어야 한다”며 “한 총리가 대선 출마 카드를 손에 쥔 채 사심을 가지고 국가와 역사에 누가되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총리실 당국자는 “방위비 분담금 협정을 재논의할 뜻을 시사했다는 것은 파이낸셜타임스의 해석이고 총리가 직접 한 발언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인터뷰 원문은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총리실은 “우리 정부는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을 충실히 이행해나가고 있고, 현재로서는 방위비 분담 관련 미국으로부터 어떠한 협상 제안도 없으며 어떤 검토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도 했다.

한편, 한 권한대행은 자신의 대선 출마 여부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출마를 고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엔 “노 코멘트”라고 했다. 이 인터뷰는 지난 17일 진행됐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6379 李, 영남권 순회경선서 90% 득표해 압승… 김경수 2위·김동연 3위 랭크뉴스 2025.04.20
46378 [속보]이재명, 영남 경선도 압승…90.81% 득표 랭크뉴스 2025.04.20
46377 전광훈 “문제 해결할 사람 나밖에 없어 대선 출마” 랭크뉴스 2025.04.20
46376 [속보] 이재명 후보, 더불어민주당 영남권 경선도 1위…득표율 90.81% 랭크뉴스 2025.04.20
46375 홍준표, 한동훈에 “키높이 구두 뭐하러 신나”···한 “유치하다” 랭크뉴스 2025.04.20
46374 ‘신당 창당 유보’ 김계리, 尹과 만나 식사... “내 손으로 뽑은 ‘윤버지’” 랭크뉴스 2025.04.20
46373 의사·의대생들 도심 집회…“정부, 의료정책 전면 철회하라” 압박 랭크뉴스 2025.04.20
46372 李 “북극항로” 김경수 “광역교통망” 김동연 “금융공기업 이전” 랭크뉴스 2025.04.20
46371 "여기선 한 끼 1000원"…가성비 대신 '극가성비' PB제품 쏟아진다 랭크뉴스 2025.04.20
46370 한동훈 "비상계엄은 불법"에‥나경원 "탄핵 선동", 이철우 "그런 말 할 자격 없어" 랭크뉴스 2025.04.20
46369 조국 "민주당 후보를 혁신당 후보라고 생각하고 응원해달라" 옥중서신 랭크뉴스 2025.04.20
46368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아직 결정 안 해” 랭크뉴스 2025.04.20
46367 '영남 큰아들' 자처한 이재명 "尹정권, 영남이 쌓아 올린 역사적 성과 배신" 랭크뉴스 2025.04.20
46366 민주당 2차 경선 “영남의 아들”···지역 발전 공약 앞세워 표심잡기 랭크뉴스 2025.04.20
46365 초밥 90인분 예약 후 "유통업체 이용 음식 보내라"…사기로 진화하는 '노쇼' 랭크뉴스 2025.04.20
46364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토론회, 계엄·탄핵 입장차... 韓 “불법” vs. 洪 “해프닝” 羅 “내란 선동” 랭크뉴스 2025.04.20
46363 서울 도심에 모인 의사들… “정부, 과오 인정하고 수습책 제시해야” 랭크뉴스 2025.04.20
46362 대선 44일 앞인데 韓 여전히 '거취미정'…민주 "선거관리자가 대권욕" 랭크뉴스 2025.04.20
46361 홍준표, 한동훈 면전에 “키높이 구두 왜 신냐” 인신공격 랭크뉴스 2025.04.20
46360 [단독] 이재명 캠프, 외곽 정책조직과 결합 시동…"힘 모으자" 랭크뉴스 2025.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