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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광 한국식품연구원 선임연구원

이재광 한국식품연구원 기능성플랫폼연구단 선임연구원


나이가 들면서 귀가 잘 안 들린다는 고민을 하는 분들이 많다. 이를 ‘노화로 인한 청력 저하’ 혹은 ‘노인성 난청’이라고 부른다. 단순히 듣는 능력이 떨어지는 문제가 아니라 대화 단절, 우울감, 심지어 치매 위험 증가와도 관련이 있다.

귀는 우리 몸에서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기관 중 하나로, 그만큼 활성산소로 인한 산화 스트레스에 취약하다. 활성산소가 과도하게 축적되면 청각세포가 손상되고, 여기에 만성 염증까지 더해지면 청력 저하가 가속화된다. 또한 오랜 기간 소음에 노출되면 청각세포의 기능이 약화하면서 청력이 더 빨리 떨어질 수 있다. 한 번 손상된 청각세포는 자연적으로 재생되기 어렵기 때문에 청력을 보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청력이 나빠지면 단순히 소리를 듣기 어려워지는 것뿐만 아니라 뇌가 소리를 해석하는 과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노인성 난청이 있는 사람들은 치매에 걸릴 위험이 더 크다고 한다. 이는 청력이 감소하면 사람들과 대화하는 시간이 줄어들고, 뇌가 자극받을 기회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소리를 명확히 듣지 못하면 뇌가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해 소리를 해석해야 하며, 그만큼 인지 기능이 저하될 가능성이 커진다. 따라서 귀 건강을 잘 관리하는 것은 기억력과 사고력 유지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청력 보호에 도움이 되는 영양소로는 항산화 효과가 뛰어난 폴리페놀이 있다. 녹차, 포도, 블루베리 등에 풍부한 폴리페놀은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염증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연어와 참치 같은 생선에 포함된 오메가-3 지방산은 귀 주변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염증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비타민 A·C·E, 아연, 셀레늄 등의 영양소도 청각세포를 보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근 한국식품연구원에서 수행된 연구에서는 한국에서 흔히 먹는 메밀, 결명자, 수수 등이 청력 보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메밀에 포함된 ‘이소퀘르시트린(Isoquercitrin)’ 성분은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통해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혈류를 개선해 청력 유지에 도움을 준다. 수수에 들어 있는 ‘프로토카테츄산(Protocatechuic acid)’은 항산화 및 항염 효과가 뛰어나 청각세포 손상을 줄이고, 노화로 인한 청력 저하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청력을 보호하려면 영양소 섭취뿐만 아니라 생활 습관도 함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장시간 이어폰을 사용하거나 너무 큰 소리로 음악을 들으면 청각세포가 손상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음량을 유지하고 사용 시간을 줄이는 것이 좋다. 또한 시끄러운 환경에서 오래 머무르는 것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청력 관리는 나이가 들기 전부터 시작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40대 이후에는 정기적으로 청력 검사를 받고, 이상이 있을 경우 조기에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귀 건강을 위한 건강기능식품과 치료제 연구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천연 성분을 활용한 제품들이 점점 더 주목받고 있다. 특정 허브 추출물이나 항산화 성분이 청각세포 보호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보고되고 있어 앞으로 더욱 다양한 관련 제품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청력 저하는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이지만, 적절한 관리와 건강한 식습관을 통해 늦출 수 있다. 청력 보호에 도움이 되는 영양소를 꾸준히 섭취하고, 올바른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청력은 단순히 소리를 듣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만큼 지금부터라도 귀 건강을 위한 실천을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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