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비판…"일관되지 않은 외교 메시지로 국제사회 혼란 빠뜨려"
"관세부과하며 동맹에까지 타격…美, 홀로 中과 맞서야 할 수도"
"관세부과하며 동맹에까지 타격…美, 홀로 中과 맞서야 할 수도"
2019년 G20 회의를 계기로 양자 회담한 트럼프(왼쪽)와 시진핑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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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대(對)중국 외교 전략의 일관성 상실로 경제 분야를 넘어선 다양한 이슈에서 해법을 찾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5일(현지시간) '트럼프의 딜레마, 중국과의 모든 협상을 위협하는 무역 전쟁' 제하 기사에서 중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가로막는 관세 정책의 파괴력을 비판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취임 당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세계 양대 초강대국을 분열시키는 다양한 이슈에 대해 협상할 의지를 가진 것처럼 보였으나, '적어도 1년 동안은 그런 일은 일어나기 어렵다'고 짚었다.
"중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승리하는 데 모든 것을 걸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마약 펜타닐과 대만 문제 등 다른 이슈에 대한 논의를 방해하며 협상 당사자를 테이블에서 떠나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 각료들은 대만 주변에서 커지는 군사적 긴장도를 낮추고 펜타닐 유입을 억제하며 '틱톡' 문제에 대해 원만한 합의를 하고 싶다는 신호를 중국 측에 발신한 바 있다고 NYT는 전했다.
2017년 베이징에서 만난 시진핑과 트럼프
[AP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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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금까지는 외교 정책 면에서 일관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메시지 발신으로 국제 사회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실제 미국의 일부 고위급 관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관세는 시진핑 주석을 협상에 끌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또 다른 관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정학적 경쟁국과의 쌍방향 무역 관계에서 벗어나 자급자족하는 생태계를 만들려고 한다"고 밝혀 일관되지 못한 전략을 노출하기도 했다.
NYT는 전방위 관세 부과 과정에서 미국 정부가 최근 몇 년간 중국의 힘에 대응하기 위해 공동의 접근 방식을 취했던 동맹국까지 소외시켰다면서, 향후 중국과 협상이 시작되더라도 미국은 홀로 중국을 마주해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과거에도 미중 양국 간 대립의 이해관계는 있었다는 게 외교가의 시각이다.
그러나 양국을 경기 침체의 벼랑 끝으로 몰고 갈 수 있을 정도의 지금 같은 상황까지는 아니었다고 NYT는 곁들였다.
긴장이 악화할 경우 대만, 남중국해, 필리핀 연안에서의 힘겨루기로 확산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중국 국제박람회장에 전시된 미국 업체 제품
[광저우 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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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적으로는 양국 정상 또는 최고위급 대화 채널을 열 필요가 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중국통'으로 알려져 있는 미국 외교협회의 러시 도시는 NYT에 "중국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큰 그림(grand strategy)은 없으며, 파편화한 전술만 보일 뿐"이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일본, 인도, 대만, 유럽연합(EU)과 함께 중국의 무역 관행에 맞서고 안보 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협정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열어두고는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주중미국대사직을 떠난 니콜라스 번스는 "1979년 완전한 외교 관계 재개 이후 미·중 관계에서 가장 심각한 위기로 보인다"면서 "이제 과제는 양국 경제의 디커플링(분리·탈동조화)을 피하기 위해 최고 수준의 커뮤니케이션을 복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NYT는 전직 대통령들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경제에 깊이 얽혀 있는 나라와의 관계를 망칠 수 있는 대규모의 경제적 대결을 감행했다면서 '불행하게 유지하는 결혼 생활과 갑작스러운 이혼'이라는 선택지 중 하나를 골라야 할 수도 있다고 현재의 난맥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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